새마을금고 임원 공모 나섰지만…정치권에 남긴 인상은 '안하무인'
입력 26.02.10 07:00
짧은 공모 일정에 외부 인재 유입 한계 지적
지원자 제한적…결국 내부 연장선 인선 관측
CIO 제외한 선별 공모, 정치권 설명 부족 불만
특별관리 국면 속 인사 절차 두고 시선 엇갈려
  • 새마을금고가 핵심 보직인 신용공제대표를 포함한 임원 공모를 마무리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개방형 공모' 형식을 취했지만, 정치권과 시장에서는 절차와 설명 과정이 충분했는지를 두고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절차를 두고 "안하무인으로 읽힌다"는 반응도 나온다.

    중앙회는 지난 1월 22~23일 이틀간 상근이사(전무이사·지도이사·신용공제대표)와 금고감독위원회 위원을 공개 모집했다. 이후 서류 심사와 면접 절차를 거쳐 2월 26일 대의원회에서 최종 선출이 이뤄질 예정이다. 선출자의 임기는 3월 15일부터 4년이다. 일정만 놓고 보면 통상적인 절차를 밟았다. 

    다만 이 짧은 접수 기간과 빠른 심사 속도가 외부 인재 유입의 여지를 사실상 좁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원 규모는 미미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용공제대표 지원자는 많아야 3~4명 정도였으며, 최종 후보군에는 현직자를 포함해 2명만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결과적으로 기존 체제의 연속선에서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임원 면접 절차는 종료됐고, 조만간 열릴 이사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문제는 결과 그 자체보다 과정이라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한 국회 관계자는 "인사 결과를 바꾸라는 게 아니다"라며 "왜 이런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외부에선 이미 결론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 예상대로 흘러가면서도 설명이나 설득 과정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더 문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배경에는 현 집행부 상당수가 이전 정부 시기에 선출된 인사라는 점도 깔려 있다. '개방형 공모'라는 형식이 유지됐지만, 결과적으로 내부 인사 중심의 연장선으로 정리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절차가 형식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번 공모의 시점과 범위 또한 논란을 키웠다. 신용공제대표와 함께 자금운용 핵심 라인의 임기 만료가 임박한 가운데, 공모 대상과 범위는 제한적으로 설정됐다. 과거에는 자금운용 CIO까지 공모로 선임했지만, 이번에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정을 이유로 범위를 좁혔다면 그 판단의 기준과 배경을 더 분명히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의 불편함은 단순한 인사 불만과는 결이 다르다는 해석도 있다. 최근 새마을금고는 연체율 관리와 개별 금고 건전성 문제 등을 이유로 정부와 금융당국의 합동 특별관리 체제가 가동 중인 상황이다. 

    이런 국면에서 핵심 보직 인선을 둘러싸고 외부의 문제 제기 여지를 최소화하려는 듯한 흐름이 나타나자, 상황 인식이 안이한 것 아니냐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회 안팎에서는 "지금은 새로운 실험보다 관리와 안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 자체에는 일정 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도 있다. 다만 그렇다면 더욱 왜 기존 인사가 최선인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안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문제 삼는 게 아니라, 그 판단을 설명 없이 받아들이라고 하는 방식이 정치권을 자극한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지원자가 많지 않았던 점 역시 이런 구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있다. 업계에서는 "결론이 정해진 공모로 비쳐졌다면,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며 지원할 이유가 없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공모는 열렸지만 경쟁은 성립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조직은 더 폐쇄적으로 비쳐졌다는 평가다.

    정치권은 일단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2월 26일 대의원회 이후에도 관리·감독 강화나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사 과정과 관련한 논란이 반복될 경우 정치적 부담과 규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도 깔려 있다.

    이번 신용공제대표 인선은 한 자리의 문제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새마을금고가 위기 국면에서 안정을 택한 것인지, 아니면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선택을 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문은 열었지만 설명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핵심보직에 왜 지원자가 없었는지를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