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은행이 국민성장펀드 자펀드 출자 과정에서 기존 정책펀드 이해상충·소진율 기준을 완화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최대 정책 과제로 꼽히는 국민성장펀드의 흥행을 위해 출자 잣대를 조정하는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국민성장펀드에 한해 정책펀드 출자사업에서 적용해온 '경업(競業) 제한' 조항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업금지는 동일 운용사가 유사 전략의 펀드를 동시에 운용하거나 신규 결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해상충 통제 장치다.
그간 정책펀드에서는 기존 블라인드 펀드와 새 펀드 전략이 중복될 경우, 선정에서 배제하거나 엄격한 투자기회 배분 계획을 요구해왔다. 반면 국민성장펀드에서는 조직을 분리하고 독립적인 투자심의 체계를 구축할 경우 유사 전략 운용을 허용하는 '조건부 조항' 신설이 거론된다. 사실상 '구조적 차단'에서 '관리 가능한 범위 내 허용'으로 기조가 바뀌는 셈이다.
펀드 소진율 기준도 손질 대상에 올랐다. 통상 기존 펀드 자금의 60~70% 이상을 집행해야 유사 전략의 신규 펀드 결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관행이다. 기존 LP 자금을 충분히 사용하기 전에는 추가 자금 모집을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 국민성장펀드에서는 해당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지 않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이해상충 통제 강도를 낮추는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 주요 운용사 상당수가 아직 기존 펀드 소진율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에서 종전 기준을 유지할 경우 참여 폭이 크게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중견 PEF 관계자는 "현행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참여 가능한 대형 하우스가 크게 줄어든다"며 "정책 목표를 감안한 현실적 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산업은행은 최근 일부 운용사들과 기존 펀드 정관상 경업 제한 및 소진 관련 조항의 적용 방식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결성된 펀드의 정관을 직접 수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새로 조성되는 국민성장펀드 정관과 출자 공고문에 완화된 기준을 반영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기존 계약은 유지하되, 국민성장펀드에 한해 별도의 운용 룰을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투자업계에서는 형평성 논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존 펀드를 상당 부분 소진한 운용사와 그렇지 않은 운용사 간 조건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정책자금과 상업 펀드의 병행 운용에 대한 통제 강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형 하우스들 사이에서는 "대형 운용사에 유리한 구조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모펀드 운용사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인 국민성장펀드는 오는 6월 자펀드 출자 공고를 낼 예정이다. 경업 제한과 소진율 기준이 어떻게 명시되느냐에 따라 참여 구도는 물론, 향후 정책자금 출자 관행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업제한·소진율 완화 검토
조직분리 조건부 운용 허용
6월 공고에 반영 여부 주목
조직분리 조건부 운용 허용
6월 공고에 반영 여부 주목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2월 12일 13:3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