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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글로벌 산업가스 기업 에어리퀴드가 DIG에어가스를 다시 품에 안으면서 한국 제조업에 대한 해외 전략적투자자(SI)의 시선이 재조명되고 있다.
4조8000억원 규모로 마무리된 이번 거래는 단순한 대형 M&A를 넘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에서 첨단 제조업에 구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장으로 한국이 재부각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자산운용은 맥쿼리 아시아 인프라 펀드2를 통해 보유하던 DIG에어가스를 에어리퀴드에 매각했으며, 해당 거래는 지난 1월 13일 클로징됐다. 지난해 8월 중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이후 약 5개월 만에 잔금 납입과 영업 양수도 절차까지 마무리되며 거래가 종결됐다.
이번 거래는 맥쿼리자산운용이 국내에서 진행한 딜 가운데 최대 규모다. 맥쿼리자산운용은 지난 2020년 약 2조8000억원에 DIG에어가스를 인수했고, 4년여 만에 4조8000억원에 매각하며 2조원 이상의 차익을 거뒀다.
아울러 해당 거래는 지난해 한국에서 이뤄진 M&A 가운데서도 최대 규모로 꼽힌다. 맥쿼리자산운용이 한국 시장에서 진행한 거래 중 역대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M&A 리그테이블에서도 이번 거래에 참여한 주요 플레이어들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에어리퀴드는 1979년 대성산업과 합작해 DIG에어가스(옛 대성산업가스)를 설립·운영하다 2014년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12년 만에 다시 DIG에어가스의 주인이 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시장가 대비 높은 가격에 재인수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에어리퀴드 측은 그간 회사의 사업 구조와 수익 기반이 크게 개선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 성장성과 안정적인 현금흐름 등을 감안할 때 과도한 고밸류에이션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에어리퀴드가 DIG에어가스를 보유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산업가스 시장 지형은 크게 달라졌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고객 기반이 확대됐고, 첨단 제조업 중심의 수요가 뚜렷해졌다. 2020년 맥쿼리 인수 이후 DIG에어가스의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은 초기 20건에서 80건으로 늘었다. 빠르게 성장한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영업 확대가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투자업계에서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첨단 제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시장으로 한국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산업이 집중돼 있고, 안정적인 산업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산업적·정책적 의미도 정부 심사 과정에서 함께 고려된 것으로 관측된다. 거래 진행 과정에서 정부 심의 절차는 당초 예상보다 길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의 별도 검토가 병행됐기 때문이다. 에어리퀴드는 DIG에어가스 인수를 위해 기업결합 신고를 포함해 공정거래위원회,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의 인허가를 모두 획득해야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심의가 필요했던 배경에는 DIG에어가스가 보유한 일부 기술이 국가 안보와 연관된 핵심 산업기술로 분류됐다는 점이 작용했다. 최근 정부가 첨단 산업 기술 보호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승인 결과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적지 않았다. 다만 엄격한 심의 절차와는 별개로, 산업통상자원부 내부에서는 이번 거래를 대형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사례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규모 측면에서도 상징성이 컸지만, 해외 전략적투자자(SI)가 한국 제조업을 재평가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며 "이번 거래를 계기로 해외 자금의 국내 제조업 유입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몸값 고평가 시선도 있었지만, 달라진 시장 지형에 '재평가'
"아시아에선 한국" 글로벌 투자자들, 韓기업 투자 확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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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2월 1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