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조갑주 복귀 카드…'LP 민심 수습'이 매각 변수로
입력 2026.04.27 16:01

힐하우스, SPA 지연…매각 협상 장기화

국민연금 등 핵심 LP 이탈 우려 확산

칼라일 등 대안 부상…재입찰 가능성

조갑주 복귀, 매각가 방어 카드될까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조갑주 전 신사업추진단장을 대표이사로 다시 세운다. 표면적으로는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고객 자산 관리와 사업 연속성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다. 시장에서는 이번 복귀를 흔들린 출자자(LP) 신뢰를 수습하고, 지연되고 있는 경영권 매각 협상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이하 이지스)은 오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조 전 단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조 전 단장은 2011년 창업 초기 합류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냈다. 회사가 국내 대표 부동산 전문 운용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이번 인사는 매각 절차가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나왔다. 이지스는 지난해 말 글로벌 사모펀드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은 수개월째 지연되고 있다. 협상이 길어지는 사이 핵심 블라인드 펀드 LP와의 관계, 중국계 자본 인수설로 인한 대외 신뢰 저하 문제가 동시에 불거졌다.

    특히 국민연금 등 주요 LP들의 불안감이 커진 점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역삼 센터필드 등 주요 자산을 둘러싼 운용사 교체와 자산 이관 논의가 이어지면서, LP 사이에서는 의사결정 구조와 책임 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일부 LP들은 최고경영진 차원의 설명과 대응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흐름은 매각 협상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M&A에서는 운용자산(AUM) 규모보다 수수료 수익의 지속 가능성과 LP 관계가 기업가치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주요 LP 이탈 가능성이 부각될수록 인수자 입장에서는 밸류에이션 조정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조 전 단장 복귀는 이 같은 상황에서 LP 신뢰를 빠르게 회복하고, 지연된 의사결정 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된다. 기존 투자자들과 관계가 형성된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이번 인사가 매각 협상에 미칠 영향은 불확실하다. 힐하우스와의 협상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실사를 마쳤지만 최대주주와의 논의 단계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과 조건을 둘러싼 이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LP 기반과 일부 운용자산이 흔들리면서 인수자 입장에서도 기존 평가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힐하우스의 협상 동력도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LP 관련 잡음과 국민연금 자산 이탈 우려, 일부 부동산 자산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인수 매력도를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매도자 측은 대안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 측은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 인수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초기 접촉 단계지만, 협상 장기화에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흥국생명과 한화생명 등 기존 예비입찰 참여자들도 여전히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힐하우스와의 협상이 무산되더라도 차순위 협상대상자가 곧바로 지위를 승계하는 구조는 아닌 상황이다. 매도자 측은 재입찰을 통해 거래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는 최초 입찰 당시와 현재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당시 가격은 안정적인 LP 기반과 운용자산을 전제로 형성됐다. 이후 국민연금 변수와 자산 이탈, 매각 지연 등이 겹치면서 원매자들이 반영하는 리스크 수준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결국 이번 인사의 성패는 LP 반응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조 전 단장 복귀가 실제로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경우 매각 협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거래 불확실성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LP들 사이에서는 기존처럼 맡길 수 있느냐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조 전 단장 복귀는 책임 있는 의사결정 체계를 다시 세우겠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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