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로 모이는 현대차그룹…'강남 랜드마크' GBC는 글로벌 투자유치 추진
입력 2026.05.06 07:00

8조 투입 HMG 퓨처콤플렉스로 계열사 집결 가속

삼성동 GBC, 사옥 대신 초고가 복합 자산 재편

LVMH·하이엔드 호텔 등 초프리미엄 테넌트 구상

운용사 기대감 고조…밸류애드 투자 경쟁 예고

  •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송파와 삼성동을 축으로 한 부동산 이원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룹 핵심 계열사를 집결시키는 연구개발(R&D) 거점을 송파에 구축하는 동시에,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는 초고가 오피스·리테일·호텔이 결합된 프리미엄 랜드마크 자산으로 재편하는 흐름이다. 단일 본사 중심이었던 기존 구상에서 벗어나 기능과 수익성을 분리한 투트랙 전략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이사회를 열고 약 8조원을 투입해 서울 송파구 복정역 일대에 'HMG퓨처콤플렉스'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로템 등 주요 계열사가 공동 출자해 전동화,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 조직을 통합 수용하는 거점 역할을 맡는다. 올해 상반기 착공해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사실상의 '제2 본사'로 보고 있다. 현재 남양연구소와 판교, 강남 등에 분산된 미래차 핵심 조직을 송파로 모아 연구·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은 조직 간 협업이 핵심이라 분산 구조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송파 거점은 단순 연구시설이 아니라 그룹 기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동 GBC는 당초 계획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GBC는 2014년 옛 한국전력 부지를 약 10조5000억원에 매입하며 그룹 통합 사옥으로 출발했지만, 서울시와의 설계 변경 협상과 공공기여 부담 확대 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다. 공공기여 규모는 기존 1조9000억원대에서 최대 2조5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4월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통과되며 사업은 재개됐지만, 구조는 크게 바뀌었다. 105층 초고층 단일 타워 대신 49층 3개동으로 나뉘었고, 업무시설 외에 공연장, 체험형 전시장, 옥상정원, 도심숲 등 문화·여가 기능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시장의 관심은 GBC의 수익형 자산화 여부에 쏠리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럭셔리 그룹 LVMH가 GBC 리테일 시설 참여를 검토하면서,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직접 방한해 삼성동 부지와 인근 입지를 둘러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 측은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공간은 특정 브랜드가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는 플래그십 형태로 조성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커피 브랜드의 대형 로스터리 매장 유치도 검토되는 등 전체 단지가 고소득 소비층을 겨냥한 '초하이엔드 복합 자산'으로 설계되는 모습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상하이 LVMH 플래그십처럼 매장 자체가 건축물 역할을 하는 형태가 검토됐다"며 "단순 쇼핑몰이 아니라 랜드마크형 리테일 자산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호텔 부문 역시 초고급 전략이 유력하다. GBC에는 6성급 수준의 하이엔드 호텔과 300~400실 규모의 고급 레지던스가 함께 들어서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같은 구성이 아니면 사업 수익성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부지를 평당 약 4300만원 수준에 매입했는데, 당시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가 토지'라는 평가가 나왔을 만큼 원가 부담이 높은 사업이다. 여기에 공공기여금과 공사비 상승까지 감안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임대료와 고부가가치 테넌트 구성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완공 이후 GBC 오피스 임대료가 강남 평균을 웃도는 평당 월 40만원 이상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 전략에서도 이 같은 방향성이 드러난다. 대형 법무법인 등 주요 테넌트 유치 과정에서 임대료 인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선별 입주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일부 대형 로펌이 입주를 타진했지만 임대 조건을 두고 협상이 난항을 겪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선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내부에서도 계열사 상당수는 GBC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며 "실사용 조직은 송파로 보내고, GBC는 프라임 오피스와 리테일을 결합한 수익형 자산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에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투자 기회로 옮겨가고 있다. 국내 대체투자 시장에서는 대형 코어 오피스 자산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GBC는 입지와 규모, 테넌트 스토리를 모두 갖춘 희소 자산으로 평가된다.

    운용사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기대감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어 오피스에 LVMH급 리테일, 초고급 호텔이 결합되면 글로벌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코어 오피스에 럭셔리 리테일과 호텔이 결합된 구조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전형적인 자산 형태"라고 평가했다.

    특히 연기금·보험사 등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코어 투자' 관점에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개발 초기 단계에서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일부 운용사나 투자자는 지분 투자나 구조화 금융 형태로 선제적 진입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IB업계에서는 완공 이후 자산 안정화를 기다리는 코어 투자자와,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수익률을 높이려는 밸류애드 투자자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GBC가 실제 시장에 등장할 경우, 국내 오피스·리테일 복합 자산 투자에서 보기 드문 대형 딜이 될 전망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