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 소외된 메리츠금융…실적 제자리에 주주환원도 '이젠 평범'
입력 2026.05.19 07:00

올해 들어 주가 4%대 하락…금융주 랠리서 소외

증권사 리테일 기반 취약…1분기 ROE 희비 엇갈려

주주환원책 기대감 소진…새 플랫폼으로 반전 시도

  •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스피 강세에 금융주들이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메리츠금융의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실적은 완만한 개선세를 보였지만, 경쟁사 대비 취약한 리테일 기반이 '불장'에서의 수익 극대화에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과거 발빠르게 시작한 주주환원정책 역시 현재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 주가는 지난 2월 최고가(14만9800원) 기록 후 25% 가락 급락, 이후 3개월 동안 10만~11만원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 초 이후 연간 상승률은 마이너스(-) 4.7%에 그친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74% 상승했고, KRX증권(76%), KRX보험(41.5%) 등 동종업계도 수혜를 톡톡히 봤다.

    불장에도 주가가 약보합세에 머문 건 단기 모멘텀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타 금융지주가 증권 계열사를 중심으로 실적을 단번에 끌어올린 가운데, 메리츠금융은 소폭 개선되는 데에 그쳤다.

    지난 14일 실적발표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6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다. 주요 계열사인 메리츠화재 실적이 주춤했고, 메리츠증권은 경쟁사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1분기 메리츠화재는 0.8% 증가한 4661억원을, 메리츠증권은 30.2% 증가한 300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경우 1분기 순익이 99.6% 증가한 9167억원이었다. 특히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순익(연결 기준)이 75.1% 증가한 7847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288%), NH투자증권(128.5%), 삼성증권(81.5%) 등도 순익이 급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보였다.

    메리츠증권의 약점으로 꼽혔던 '리테일'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1분기 순영업수익 비중을 보면 자산관리 및 위탁매매의 비중은 10%에 그치고, 자산운용(48%), 기업금융(23%)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했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빠르게 따라 잡히고 있다. 메리츠금융의 1분기 ROE는 25.4%로 전년 대비 0.8%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금융지주는 18.6%에서 10.7%p 상승한 29.4%로 역전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12.2%에서 29.1%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여기에 발행어음 인가가 늦어지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상대적인 주가 부진에도 현재 진행 중인 자사주 매입·소각 외 주가 관리 방안이 없는 점 역시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업계의 주주환원을 선도해온 '메리츠식 보상'이 이미 시장 가치에 선반영된 만큼, 추가 동력 없이는 주가를 끌어올리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금융은 14일 컨퍼런스콜에서 주가 하락에 대한 대응방안이 있는지 묻는 주주들의 질문에 "지난 분기 IR에서 답변 드린 이후 달라진 점이 없다"며 "현재 주가 저평가 구간에서 자사주 매입 중심의 주주 환원이 장기 주주 가치 제고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실행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주가는 하락했고, 증권가도 목표주가를 낮췄다. 메리츠금융은 실적발표 다음날인 15일 전일 대비 3.9% 하락한 10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메리츠금융의 적정주가를 기존 대비 9.8% 낮춘 13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의 주가 하락 속도가 자사주 매입·소각에 따른 예상 발행주식수 감소 속도보다 빠르다"며 "주가 부양을 위해선 실적 개선, 자사주 매입 규모 및 속도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 속 메리츠금융은 하반기 신규 주식 투자 플랫폼인 '모음' 출시를 통해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최신 글로벌 커뮤니티 정보를 여과없이 공유하고, 국내 투자자들의 외국 주식 투자를 돕겠다는 목표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거래 규모는 최근 월 200조원을 상회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반드시 머물러야 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정보 의존성에 기반한 락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국내 주식 위주의 현 장세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라는 시각이 있다. 대형사들이 해외 투자자를 국내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역방향 전략을 취하는 상황에서, 해외 정보에 특화된 플랫폼이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수익성으로 연결될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강세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해외 정보로 시장 점유율을 즉각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미 대형사들이 해외 리서치 제공을 늘리며 서비스 상향 평준화가 이뤄진 만큼, 플랫폼 출시가 단기 실적 개선이나 주가 반등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