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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미국에 이어 호주에서도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의 핵심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호주 현지에서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를 기반으로 한 북퀸즐랜드 통합제련 프로젝트가 공개적으로 언급되면서다.
최윤범 회장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사업성 자체보다 최 회장 측이 미국 정부에 이어 호주 정부와 지역사회까지 새로운 우군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SMC와 북퀸즐랜드 지역 경제개발기관 타운스빌 엔터프라이즈(Townsville Enterprise)를 중심으로 최근 북퀸즐랜드 통합제련 프로젝트 구상이 거론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아연·연·구리 등 비철금속과 핵심광물을 생산하는 통합 제련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으로, 지난해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서 추진한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과 유사한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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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프로젝트는 호주 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테네시 프로젝트 발표 이후 호주 역시 풍부한 광물 자원과 SMC의 기존 제련 인프라, 고려아연의 통합 제련 기술을 결합해 핵심광물 공급망 거점을 구축할 수 있다는 논의가 현지에서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 고위 경영진도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려아연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측은 "호주 측에서 제안한 내용은 맞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사업화가 검토되거나 추진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시장이 호주 프로젝트를 주목하는 이유는 사업 자체보다 경영권 분쟁과의 연결고리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최윤범 회장 측이 전략적투자자(SI)와 공급망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 구도는 영풍·MBK 연합이 약 41.1%, 최윤범 회장 측 우호지분이 약 37.9% 수준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현대차그룹(5%), LG화학(2%), 메리츠증권 측 우호지분(2.01%)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사회 구도만 놓고 보면 최 회장 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9명, 영풍·MBK 측 5명이다. 하반기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4명과 감사위원 1명이 추가 선임될 경우 12대7 또는 11대7 수준의 우세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사회 우위만으로 장기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내년 정기주총에서는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다. 결국 중립 주주와 추가 우호세력 확보 여부가 향후 표 대결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최 회장 측이 장기전의 부담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영풍·MBK 연합이 확보한 지분 가치는 시가 기준 수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MBK 입장에서는 적정 가격에 지분을 인수할 투자자만 나타나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지만, 최 회장 측이 이를 직접 매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데다 일반적인 경영권 인수 거래와 달리 인수금융 활용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호 지분을 조금씩 확대하거나 새로운 SI를 확보하는 방식 외에는 뚜렷한 대응 수단이 많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 측은 MBK파트너스가 만기가 있는 PEF인 만큼 결국 버티기 어렵다고 보지만, 반대로 MBK 지분을 받아줄 투자자만 나타나면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며 "최 회장 입장에서는 결국 우군을 늘리는 것 외에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미국 사례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2월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명분으로 미국 측 합작법인(크루서블 JV LLC)에 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크루서블 JV는 고려아연 지분 10.6%를 확보했다.
마찬가지로 호주 프로젝트가 현실화될 경우 대규모 설비투자(CAPEX)가 필요한 만큼 투자자 유치나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 미국 사례처럼 현지 정부와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하는 구조가 검토될 경우 또 다른 형태의 우호지분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풍·MBK 측도 대규모 해외 투자 확대가 주주가치 희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 영풍·MBK 측은 지난해 미국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위한 제3자 유증 당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반발한 바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만약 미국 크루서블과 유사한 규모로 구체화된다면 상당한 자금 조달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해외 투자자를 통한 유증 가능성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력 2026.06.22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6월 21일 07:00 게재
북퀸즐랜드 통합제련 프로젝트 가능성 거론
美 크루서블 이어 해외 정부 우군 확보 주목
사외이사 만기에 장기전 갈수록 MBK에 유리
"고려아연 제3자 유증 카드 다시 꺼낼 수도"
영풍은 지분 희석 경계…법적 공방 이어지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