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G, 롯데렌탈 인수 본격화…기업결합·소액주주·밸류업 등 과제
입력 2026.07.01 14:35|수정 2026.07.01 14:36

TPG, 실사 착수하며 인수 의지 부각

어피너티와 매각 무산이 참고 사례

신주 싸게 사는 것은 쉽지 않을 듯

소액주주 지분, 공정위 승인도 변수

  • 글로벌 투자사 TPG캐피탈이 롯데렌탈 인수전에 유력한 원매자로 부상했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의 거래 무산 이후 다시 진행되는 매각인 만큼 이전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야 할 상황이다. 최종 투자까지 가격과 기업결합 승인, 소액주주 처리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1일 M&A 업계에 따르면 TPG는 최근 법무법인 광장, 안진회계법인 등의 도움으로 롯데렌탈 실사 작업을 본격화했다. 이전까지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강했는데, 자문단을 꾸리면서 인수 의지가 보다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이르면 이달 중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롯데렌탈도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 등에게 확인한 결과 TPG 측과 롯데렌탈 지분매각 관련 실사 등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그룹은 2024년부터 롯데렌탈 매각을 추진했다. 그해 말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경영권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이듬해 3월 본계약도 맺었다. 그러나 올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에 대해 기업결합 불허 결정을 내렸고, 5월엔 계약도 해지됐다.

    롯데그룹은 어피너티와의 거래가 무산되자 연내 롯데렌탈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다른 원매자들과 개별 접촉하기 시작했다. TPG를 비롯한 대형 PEF와 한국앤컴퍼니그룹 등 대기업이 잠재 후보로 거론돼 왔다. 

    어피너티는 롯데렌탈을 인수하면서 시장가 2배 이상의 가격을 롯데그룹 측에 제시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보유지분 약 56%(5%는 계속 보유)를 주당 7만7115원씩 총 1조572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기존 SK렌터카와의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둔 과감한 베팅이었다.

    반면 직접 시너지 효과 없이는 어피너티와 같은 가격을 제시하기 어렵다. 이에 롯데그룹도 눈높이를 전보다 낮춘 것으로 알졌다. 이번 매각 대상은 롯데그룹 측 롯데렌탈 지분 전량(약 61%)인데, TPG의 인수가는 어피너티 제시 가격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 투자 부담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미지수다. 어피너티는 롯데렌탈 신주 2119억원어치(주당 2만9180원)를 사서 평균 단가를 낮추려다 시장의 눈총을 받았다. TPG는 이런 방식을 택하기 쉽지 않다. 롯데렌탈에 증자하려 해도, 그 시기는 롯데그룹과 거래가 끝난 뒤일 수밖에 없다.

    렌탈사업은 금융업과 유사하다. 대기업집단에서 PEF로 소속이 바뀌면 조달 비용이 상승하기도 한다. 이런 영향을 희석시키고 추후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 롯데렌탈이 증자에 나서야 할 수 있다. 이 때도 신주 가격에 대한 논쟁이 생길 수 있는데 이 역시 롯데그룹과는 관계가 없다.

    소액주주 지분을 어떻게 할 것이냐 문제도 남는다. M&A 시 50%+1주까지 지분을 확보하도록 하는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논의 중인데, 100%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준점이 더 높아진다면 TPG의 지분 매입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 의무공개매수가 아니라도 '경영과 회수의 편의성' 때문에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폐지에 나서는 PEF가 많다.

    기업결합 승인 문제를 푸는 것은 TPG의 몫이다. 공정위와 정계가 PEF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점이 부담스럽다. 다만 TPG는 글로벌 신인도가 있는 투자사고, 어피너티 때처럼 업계 1~2위간 결합을 추진하는 것도 아닌 만큼 승인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섣불리 협상에 속도를 내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전처럼 그룹 사정이 곤궁하지는 않기 때문에 단순한 관심 표명 정도엔 반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잠재 인수자가 인수 가격과 조달 구조, 경쟁당국 승인 등 전략을 짜온 후에야 협상장의 문을 열어주겠다는 분위기다. 현재는 TPG와 의견을 주고 받지만, 다른 원매자가 나타나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롯데렌탈 매각에선 지난 번보다 구주 가격이 낮아지겠지만 신주를 섞는 방식을 쓸 수는 없다"며 "궁극적으로 소액주주 지분까지 다 사게 된다고 가정하면 TPG의 전체 투자 규모는 훌쩍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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