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 임상 쇼크에 1200억 CB 투자자 '손실구간' 진입
입력 2026.07.22 14:11

지난해 CB 투자한 스틱ㆍ스톤브릿지 등 회수 '경고등'

임상 실패에 이틀 연속 하한가…주가 전환가액 밑돌아

0% 이자 구조에 회수 전략 촉각…10월 후속 임상이 변수

  •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오롱티슈진이 골관절염 치료제 TG-C의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에서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해 전환사채(CB)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임상 성공 가능성을 보고 1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주가가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전환가액을 크게 밑도는 손실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 주식(KDR;한국주식예탁증서)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한 3만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하한가다. TG-C의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번 주가 급락으로 지난해 9월 코오롱티슈진의 제4회차 CB에 투자한 FI들도 손실구간에 들어섰다. 코오롱티슈진은 당시 운영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총 1225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이 500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가 300억원, IBK캐피탈·카스피안캐피탈 컨소시엄이 325억원, 신한벤처투자가 10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이번 CB 투자를 사실상 TG-C 임상 성공 가능성에 대한 베팅으로 해석했다. TG-C 임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코오롱티슈진 시가총액이 크게 불어난 데다, 바이오 전문 심사역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CB의 전환청구 개시 시점 역시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됐다. 해당 CB의 전환청구기간은 오는 9월26일부터 2030년 8월26일까지다.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 결과가 공개된 이후에야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다. 투자자들이 임상 결과 발표 뒤 주가 상승과 전환차익을 기대하고 투자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했던 배경이다.

    그러나 실제 첫 번째 임상 결과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셈법도 달라지게 됐다. 해당 CB의 최초 전환가액은 코오롱티슈진 보통주 기준 21만8090원이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법인이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지 않고 국내 코스닥시장에서 한국예탁증서(KDR) 형태로 거래된다. 보통주 1주당 5개의 KDR이 발행돼 있어 KDR 기준 최초 전환가액은 4만3618원이다.

    코오롱티슈진 KDR 주가는 CB 발행 이후 전환가액을 크게 웃돌았다. TG-C 임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한때 12만원대까지 치솟아, FI들이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상당한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임상 결과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현재 KDR 주가는 최초 전환가액보다 약 31% 낮아졌다.

    리픽싱을 통한 손실 방어에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해당 CB는 주가 하락 시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지만 최초 전환가액의 85%가 하한이다. 최대한 리픽싱하더라도 KDR 기준 전환가액은 약 3만7075원이다. 현재 주가 3만50원은 이보다도 약 19% 낮다.

    현재 주가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전환가액이 리픽싱 하한까지 내려가더라도 FI들이 전환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향후 주가 반등 없이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전환 직후부터 평가손 구간에 놓이는 구조다.

    특히 해당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다. 안정적인 채권 이자보다는 임상 성공과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차익을 노린 투자 성격이 강했다는 의미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 경우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할 수 있지만, 이자수익 없이 투자금 회수 시점만 늦어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FI들이 당장 회수 전략을 결정하기보다는 오는 10월 예정된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첫 번째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두 번째 시험은 별도의 임상기관과 환자군을 대상으로 독립적으로 진행된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CB는 첫 번째 임상 결과 공개 이후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이자율도 0%라는 점에서 임상 성공과 주가 상승을 전제로 한 투자 성격이 짙다”며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만큼 투자자들도 두 번째 임상 결과와 향후 주가 회복 가능성을 지켜본 뒤 회수 방안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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