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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질타에 실효성 논란이 불거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규제가 조기 시행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기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업계 자율'이라는 명분으로 책임을 민간에 덮어 씌우려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8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및 운용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자산운용사에 "그간 길러온 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 안정에 기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동성 공급자(LP)인 증권사에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유동성을 스스로 적절히 조절하라"고 촉구했다.
업계 반응은 냉담하다. 당국이 일방적으로 시장 메커니즘을 옥죄는 규제안을 마련하고 시장 안정을 민간에 내맡겨 놓은 상황. 그래놓고 이로 인해 야기될 부작용을 '업계 역량'에 맡기겠다는 발상 자체가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다.
이 위원장이 이날 추가로 언급한 '개인별 투자 한도 20% 제한', 그리고 '모의거래 도입' 역시 행정 편의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대내외 경제 환경,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본주 자체의 급등락, 외국인 투자자의 파생 시장 교란 행위 등 주가 변동성의 본질은 외면한 채, 민간 금융사에 수급 쏠림을 "알아서 해소하라"라고 주문한 셈이다.
그간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에 대해 내놓은 보완책을은 매번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16일 기본예탁금 3,000만 원 상향, 매매수량 단위 20주 확대, 종가 괴리율 기준 강화 등을 발표하자 곧바로 "20주 매매단위 확대와 괴리율 통제가 결합하면 LP의 헤지 부담과 거래 비용이 급증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여기에 LP 수 축소와 매수·매도 호가 간격(스프레드) 확대 같은 추가 대책까지 거론되면서 시장 거래 여건만 극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호가 간격이 넓어지면 투자자는 더 비싸게 사고 더 싸게 팔 수밖에 없다. 당국의 미봉책이 수급 안정은 커녕 기존 투자자에게 거래 비용과 손실을 그대로 전가할 가능성만 낳은 셈이다.
땜질식 처방책은 대통령의 질타 이후 한층 더 왜곡됐다. 지난 21일 대통령의 신속하고 과감한 대응' 주문에 정교한 부작용 검토도 없이 예탁금 상향 등 억제책이 오는 31일로 전격 조기 강행된다.
사실 금융당국이 취해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예탁금 장벽이나 거래 제약 같은 실효성이 제한적인 수급 억제책으로는 레버리지 상품의 리밸런싱 물량이 유발하는 충격을 흡수할 수 없다. 파생시장의 유동성 저변을 확보해 레버리지 ETF 수급 쏠림 등 시장 변동성을 심화하는 요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중심의 거래 관행에서 벗어나 실질 시장 수급을 반영하는 무위험지표금리(KOFR) 중심으로 파생시장 체질을 바꾸고, 다양한 상품을 도입해 파생시장 내 충격 흡수력을 키우는 방안이 거론된다.
당국자들이 이를 모르지는 않을터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올리는 건 고시 하나 바꾸면 된다. 또 예탁금 인상, 거래단위 확대나 거래제한은 눈에 보이는 규제, '뭔가 일을 하고 있다'라고 대통령에게 보여주기 좋은 규제다. 괜히 '파생시장 육성'을 급하게 추진했다가 또 '금융감독 당국이 투기를 조장하느냐'란 비판을 감내하기도 싫을터다.
그러니 체질 개선보다는 눈에 보이는 '대증요법'만 제시하게 된다. 그리고는 민간에게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역량을 발휘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전후로 당국의 대응을 지켜보면 진단이 잘못됐는데 처방약 탓을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해외 레버리지 상품 운용과 국내 상품 운용에 있어 가장 큰 차이점이 파생 상품 거래 환경인 만큼, 단순 수요 및 공급 억제책이 아니라 본질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현재 시장 왜곡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입력 2026.07.28 16:26|수정 2026.07.28 16:3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7월 28일 16:26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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