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뱅크가 오는 10월 만료되는 업비트와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계약을 연장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나은행과 두나무의 지분 협력을 계기로 하나은행이 업비트의 실명계좌까지 가져올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두나무와 새로운 디지털자산 협업 모델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업비트와의 재계약과 관련해 "2020년 제휴 이후 계속 연장해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올해도 재계약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오는 10월 이후에도 양사의 제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이 두나무에 1조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하나은행이 업비트의 새 실명계좌 제휴은행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원화거래소와 실명계좌 제휴 관계가 없는 만큼 거래소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다만 현재의 1거래소 1은행 구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하나은행이 업비트와 손잡으려면 기존 제휴은행인 케이뱅크를 밀어내야 한다. 1거래소 2은행 허용이나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 확대 등이 가시화하지 않은 만큼 업비트가 당장 제휴은행을 교체할 유인도 크지 않았을 것이란 평가다.
특히 법인 가상자산 거래가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는 하나은행이 지닌 기업금융 기반을 활용할 여지가 제한적이다. 현재로서는 대규모 리테일 고객과 수신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이에 따른 이자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도 크지 않다는 평가다. 하나은행 입장에서는 판을 흔들 만큼의 실익이 부족하고, 업비트 역시 기존 케이뱅크와의 제휴를 바꿀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1거래소 2은행이나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가 본격화하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했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리테일 고객을 확보하는 것 외에 하나은행이 들어가야 할 이유가 크지 않다"라며 "케이뱅크와 업비트의 거래가 잘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가져올 필요는 없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의 수신 기반에 미칠 영향과 금융당국의 시각도 부담이다. 업비트는 케이뱅크 성장 과정에서 핵심 수신 기반 역할을 해온 만큼, 하나은행이 기존 제휴를 가져올 경우 케이뱅크의 수신 기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업비트 입장에서도 고객 이탈 위험을 감수하면서 제휴은행을 바꿀 유인이 크지 않을 거란 해석도 나온다. 실명계좌 은행이 바뀌면 이용자가 새 계좌를 개설하고 다시 연동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은행권 다른 한 관계자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새 계좌를 만드는 것 자체가 번거롭기 때문에 거래소가 은행을 바꾸는 데 부담이 있다"며 "오히려 계약 만료 시점에는 실명계좌 제휴가 없는 다른 거래소들이 해당 은행과 제휴하려고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신 하나은행은 두나무와 실명계좌 제휴 외의 디지털자산 협업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이 현실화하면 디지털자산의 활용 영역이 거래소 내 매매를 넘어 결제·송금·금융상품으로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나 토큰화 자산을 원화로 전환해 은행 계좌로 정산하는 '온·오프램프' 등 새로운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과 두나무 또한 디지털자산을 은행 계좌·지급결제망과 연결하는 모델을 검토하면서 디지털자산과 기존 금융망의 접점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고객이 하나의 디지털 지갑에서 금융상품과 디지털자산을 함께 이용하고, 은행이나 증권사는 뒤에서 각자의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라며 "그런 생태계가 형성된다면 실명계좌 제휴 여부보다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선점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입력 2026.08.07 11:3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8월 07일 11:34 게재
케이뱅크-업비트, 10월 재계약에 무게
법인 거래 본격화 전…하나은행도 신중
제휴은행 변경 시 고객 이탈도 부담
실명계좌보다 두나무와 '다음 시장'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