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세 번째 매각 '기로'…몸값 낮춰도 굳게 닫힌 지주사 '지갑'
입력 2026.08.14 07:00

'2전 3기' 매각 재시동…비은행 필요한 하나금융 '인수 후보' 거론

하나카드 '업계 4위' 도약 카드에도…지주 CET1 13% 방어 '걸림돌'

약 1조원 낮아진 몸값에도…수익성·고금리·PMI 비용에 셈법 '복잡'

  • 롯데카드 매각에 다시 한번 시동이 걸리고 있다. 이전보다 매각가까지 대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금융지주사는 신중한 입장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매각 주관사인 UBS는 최근 비밀유지계약서(NDA) 배포를 시작으로 잠재적 원매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매각 절차의 초기 단계로, NDA 체결 이후 투자 자료 제공과 예비입찰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MBK파트너스 편입 이후 장기간 매각이 좌절된 바 있다. 2022년에는 3조원대 몸값을 두고 견해차가 커져 무산됐고, 2024년부터 시작된 재시도 역시 정보 유출 사고로 잠정 중단된 바 있다.

    인수합병(M&A) 절차가 재개된 배경으로는 금융위원회의 제재 확정이 꼽힌다. 금융위는 지난달 롯데카드에 정보 유출 사고 책임을 물으며, 업무정지 1.5개월과 과징금 50억원을 최종 부과했다. 규제 수위가 확정되며 롯데카드 기업가치 산정 관련 변수가 해소됐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 (그래픽=윤수민 기자)

    문제는 지난 매각 시도 당시와 마찬가지로 유력 인수 후보군인 금융지주의 셈법이 여전히 복잡하다는 점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이미 거대 카드사를 보유하고 있어 인수 유인이 적다. 우리금융은 최근 보험사 인수로 자본 여력이 부족하고, 매각 대상 지분 20%를 보유한 매도자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필요한 하나금융으로 쏠린다. 상반기 기준 하나금융 순이익의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18.8%, 비은행 자기자본이익률(ROE)는 3.6%로 타 지주사 대비 낮은 수준이다.

    하나금융 입장에서 롯데카드 인수는 확실한 외형 성장 카드가 될 수 있다. 653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하나카드가 롯데카드의 962만 고객을 품으면, 업계 상위권 수준의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나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실적 기준 시장 점유율은 6.99%(국세·지방세 납부분 제외)로 업계 하위권이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의 점유율은 9.81%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16.79%로, 단숨에 KB국민카드(점유율 16.29%)를 제치고 업계 4위로 도약하는 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카드사 합병을 통한 규모의 성장이 수익성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을 바라보는 시장 평가 기준이 '외형 규모'에서 '자산 효율성'으로 재편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롯데카드의 평판 리스크, 양사의 자산 및 사업 구조, 대손비용 등 인수 효과를 단정 짓기에는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카드의 수익 창출력은 크게 약화된 상태다.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21억원으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적었다. 총자산이익률(ROA) 역시 0.4%로 업계 최하위권이다. 시장 매각가에 대한 눈높이가 3조원에서 2조원대로 낮아졌다는 점을 고려해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수익률이 낮다는 계산이 업계에서 나온다.

    카드 업황 전반을 누르는 '구조적 악재'도 심각하다. 카드사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3년물(AA+) 금리는 최근 4.4% 수준까지 치솟아 조달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더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효과 누적과 연체율 상승 위험까지 겹치며 인수가 성사돼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은 아니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신용평가사들의 시각도 보수적이다. 지주사의 경기 민감도가 높은 카드 자산 비중 확대와 롯데카드 중장기 영업 기반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감지된다. 영업정지 제재 수위가 예상보다 낮았음에도, 신용판매 이용회원 회복 정체가 장기화되며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지출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평사의 경고는 국내 금융지주사의 자본 여력 확보 부담과 궤를 같이한다. 현재 4대 금융지주는 정교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통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계획을 이행하고 있는 만큼, M&A 자금 지출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카드 인수 가능성이 점쳐지는 하나금융의 상반기 기준 보통자본(CET1) 비율은 13.21%로, 밸류업 기준선(13%)을 초과하는 자본 여력은 약 6568억원 정도다. 2조원대 인수대금을 지출하고 롯데카드의 고위험 자산(PF, 팩토링, 카드론 등)을 연결 편입할 경우, RWA가 늘어나 CET1 비율이 13% 밑으로 밀려날 위험이 존재한다.

    매각 대금 외에 인수 후 통합(PMI) 과정에서 들어갈 비용도 막대하다. 특히 인력 구조 개편 비용이 부담이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카드의 정규직 직원 수는 1388명(급여 총액 1931억원)으로 하나카드(664명, 급여총액 914억원)의 2배 수준이다. 양사 합병 시 롯데카드의 고임금 구조와 조직 효율화를 위한 일부 인력 정리 비용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롯데카드 임직원과 채권자 모두 우량 기업이나 지주사의 인수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지만, 인수가 산정부터 과정이 순조로워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업계 중상위권 수준의 고객 규모를 고려해 봤을 때 인수자에게 매력적인 매물인 점은 변함이 없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롯데카드 인수 참여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다"며 "특정 비은행 계열사 성장에 집중하기보다 그룹 전반의 체질을 다지고 생산적 금융 역할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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