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 안 사는 'NPL사' 유암코…투자 속도조절에 실무진 이탈까지
입력 2026.09.04 07:00

House 동향

상반기 NPL 인수액 5781억원에 그쳐

"NPL 전업사라기보단 AMC에 가까워"

대체투자본부에서는 인력 줄이탈도

  • (그래픽=윤수민 기자)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신규 투자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올해 2월 김윤우 대표 취임 이후 부실채권(NPL)과 기업구조조정(CR), 대체투자 등 주요 투자 부문에서 신규 집행보다 기존 포트폴리오 관리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투자 실무진의 이탈까지 이어지면서 내부적으로는 조직 개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NPL 투자다. 유암코의 올해 상반기 NPL 인수액은 미상환원금잔액(OPB) 기준 578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인수액 1조6494억원과 비교했을 때 65%가량 급감했다.

    연간 기준으로 유암코의 NPL 인수액을 살펴보면 ▲2022년 1조2928억원 ▲2023년 2조982억원 ▲2024년 3조7274억원 ▲2025년 3조7142억원 등의 순으로 증가세를 보여왔다. 국내은행 부실채권 규모 역시 2022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22년 9조9000억원에서 2026년 1분기 기준 17조3000억원까지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김 대표 취임 이후 유암코가 기존 자산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암코의 모습을 보면 NPL 전업투자사라기보다 자산관리회사(AMC)에 가까운 모습"이라며 "시장에 매물은 나오는데도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암코 내부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9월 중 추가적인 인사발령과 조직개편이 예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체투자 부문의 인력 이탈이 눈에 띈다. 유암코는 지난해 3월 기존 대체투자실을 본부로 승격시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한 대체투자 부문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김 대표 취임 이후에는 신규 투자 보다는 기존 사업장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대체투자본부를 이끌던 이종성 상무는 최근 신협중앙회 자회사인 KCU NPL 대부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 상무는 2009년 유암코 설립 과정에서 합류한 원년멤버로 모건스탠리프로퍼티코리아와 BNP파리바은행, 엄브렐라에셋코리아 등을 거친 자산관리 관련 전문가다.

    본부장급을 포함한 일부 실무 인력들도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등 다른 금융회사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을 확대하며 경력직 직원을 채용하는 등 인력을 보강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1년여만에 투자 전략이 상당히 달라진 셈이다.

    CR 투자 역시 적극성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 취임 이후 유암코가 새롭게 집행한 CR 투자는 퓨리오사AI 한 건 정도다. 해당 투자는 유암코가 전통적으로 투자해 온 구조조정 단계 기업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기존의 부실기업 정상화나 구조조정 투자보다는 인공지능(AI) 등 정부가 육성하려는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유암코가 풀어야 할 기존 투자 과제도 적지 않다. 케이조선 매각을 비롯해 8차 구조조정펀드의 만기 도래에 따른 STX엔진 투자금 회수 등이 대표적이다. 신규 투자에 앞서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성과를 내고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당장의 우선순위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유암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은행권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2009년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농협 등 6개 은행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민간 배드뱅크다. 이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주주로 합류하면서 2015년부터 기업구조조정 업무도 담당하기 시작했다. 유암코의 준공공 성격을 감안했을 때 NPL 시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은 시장 전체의 수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부적으로 가장 큰 이슈는 유암코가 NPL을 사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잦은 인사발령과 대표의 업무 개입에 대한 부담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투자 건들도 정부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사업을 중심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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