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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의 이탈로 다시 원점에 가까워진 넥스플렉스 매각 과정에서 '브릿지 파이낸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장 새로운 전략적투자자(SI)를 확보해 기존 인수 구조를 되살리기보다 일정 기간 거래를 이어갈 수 있는 중간 금융구조를 만들어 새 원매자를 찾을 시간을 벌자는 구상이다.
아직 매도자인 MBK파트너스와 구체적으로 협의된 방안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올해 초부터 여러 차례 원매자 구성이 바뀌면서 장기화한 넥스플렉스 매각이 태광산업 이탈이라는 변수를 다시 맞은 만큼, 기존 거래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매각을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구조가 검토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넥스플렉스 인수 과정에 관여해온 일부 금융사와 투자자들은 최근 새로운 SI를 확보하기 전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브릿지 형태의 파이낸싱 구조를 살펴보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새로운 SI를 찾아 곧바로 거래를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라며 "SI를 찾기 위한 전 단계로 기존 거래관계자들 사이에서 브릿지 형태의 파이낸싱이 가능한지 여러 구조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 매도자 측과 협의된 방안은 아니며 내부적으로 가능한 아이디어를 검토하는 초기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넥스플렉스 매각은 올해 들어 원매자 구성이 여러 차례 뒤바뀌었다. 부산에쿼티파트너스(부산EP)는 연초 약 8500억원의 가격을 제시해 배타적 협상권을 확보하고 실사에 착수했다. 당시 거래대금의 절반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금융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단독 인수는 사실상 무산됐다.
이후 MBK파트너스가 도이치뱅크를 주관사로 선정해 경쟁입찰로 방향을 틀었다.
5월 예비입찰 이후에는 스틱인베스트먼트·어펄마캐피탈 컨소시엄과 베인캐피탈, 부산EP 등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올랐다. 이후 기존 후보 일부가 이탈하고 태광산업 등 SI가 합류하면서 인수전의 무게중심도 PEF 중심에서 SI·FI 연합 형태로 옮겨갔다.
8월에는 태광산업·신한투자증권과 아이텍·부산EP가 손잡은 '4자 연합'이 유력 원매자군으로 부상했다. 당시 신한투자증권과 부산EP가 각각 PEF를 구성해 운용사(GP) 역할을 맡고 태광산업과 아이텍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양측이 넥스플렉스 인수를 위한 자금을 절반씩 부담하는 구조도 검토됐다.
본입찰 막판에는 4자 연합과 함께 동종업계 해외 SI도 인수 의사를 보이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이에 한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없이 곧바로 주식매매계약(SPA) 협상으로 넘어갈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이달 들어 태광산업이 투자 검토를 중단하면서 상황이 다시 달라졌다. 태광산업은 최종 투자 판단 과정에서 넥스플렉스의 특정 고객 의존도와 인수금융 부담 등을 재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플렉스는 애플향 매출 비중이 높은 편으로, 전체 거래금액의 절반 이상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경우 금융비용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태광산업의 이탈은 단순히 출자자 한 곳이 빠지는 것 이상의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기존 구조에서 태광산업은 자금 공급뿐 아니라 향후 넥스플렉스를 실제로 경영할 수 있는 SI 역할을 맡을 수 있는 후보였다. 태광산업이 들어오면서 거래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실제 거래가 종결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태광이 빠지면서 다시 새로운 경영주체와 투자자를 동시에 찾아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부산EP는 태광산업의 투자 철회 이후 새로운 투자 파트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에 관여했던 신한투자증권 측도 새로운 거래 구조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브릿지 구조가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당장 SI를 다시 섭외해 실사와 투자심의, 자금조달을 처음부터 진행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일정 기간을 버틸 수 있는 중간 금융구조를 먼저 마련하면 향후 SI를 새로 붙이거나 기존 투자자 구성을 재편할 여지가 생긴다.
다만 실제 브릿지 거래가 성사되려면 풀어야 할 조건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매도자인 MBK파트너스가 브릿지 구조를 활용하는 방안에 동의할 유인이 있어야 한다. 브릿지 자금을 공급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향후 매각이 지연되거나 새로운 SI 확보에 실패할 경우를 감안해 수익률과 회수 조건을 확보해야 한다. 조건을 안정적으로 설계하려 할수록 MBK 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이나 거래조건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넥스플렉스의 기업가치를 둘러싼 눈높이 역시 변수다. MBK파트너스는 2023년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넥스플렉스 지분 100%를 약 530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8000억~9000억원 수준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매각 여건은 이전보다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은 약 2690억원, 영업이익은 75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4.6%, 82.8% 증가했다. EBITDA도 850억원 안팎까지 올라왔으며 올해는 1000억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넥스플렉스는 회사 자체의 실적이나 사업성이 크게 훼손돼 거래가 중단된 딜은 아니다"라며 "결국 새 SI를 어떤 조건으로 확보하고 그때까지 거래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 2026.09.14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9월 10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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