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대신 롯데카드라도…회원사 이탈에 고민커진 BC카드
입력 2022.06.07 07:00
    우리카드 독자 결제망 시스템 구축
    BC카드, 결제망 고객인 우리카드 이탈 시 수익 악화 불가피
    발등에 불 떨어진 BC카드, 롯데카드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
    롯데카드 지분 20% 확보한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느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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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BC카드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잇단 회원사 이탈에 자체 카드 발급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업계는 BC카드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때마침 롯데카드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터라 BC카드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BC카드 결제망을 떠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독자가맹점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자 선정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작업은 지난해부터 시작되었다. 올해 말까지 독자결제망을 구축해 가맹점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포석으로 전해진다.

      우리카드가 독자결제망 구축에 나서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BC카드다. 그간 우리카드는 BC카드가 제공하는 결제망을 이용해왔다. 7개 전업계 카드사(신한, 삼성, 현대, 국민, 롯데, 우리, 하나) 중 우리카드만이 유일하게 BC카드 결제망을 사용해 왔다는 점에서 이탈에 따른 충격이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BC카드가 제공하는 결제망 서비스 수익 비중에서 우리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한다. 결제망 서비스(매입업무)가 BC카드 수입의 80~9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우리카드의 독자 결제망 구축은 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취임 1년을 맞는 최원석 BC카드 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전임인 이동면 BC카드 사장이 실적부진을 이유로 경질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 사장은 우리카드 이탈 속에서도 실적 방어를 해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간의 비즈니스 핵심모델이 B2B 비즈니스였다. 하지만 하나 둘씩 BC카드의 결제망 서비스를 떠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새로운 먹기리를 찾아야 한다.

      BC카드는 당장 자체 카드 발급을 통한 B2C 비즈니스로의 진출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블랙핑크 카드, 로스트아크 카드 등 자체 카드 상품을 내놓았다.

      더불어서 데이터 사업 확장을 목표로 지난해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데이터 동맹’을 맺고 있다. 일례로 이마트24와 닐슨컴퍼니코리아와 데이터를 결합한 신규 비즈니스모델 개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더불어 가상자산 거래소인 두나무와 NFT(대체 불가능 토큰) 기반으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출시 업무협약을 맺었다.

      다만 이러한 신규사업들이 우리카드가 차지했던 매출을 메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 사장이 자체 카드 발급 등 B2C를 강조하는 것도 결국 본업인 카드업에서 수익 창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롯데카드가 매물로 출회하면서 BC카드가 주요 인수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B2C 기업으로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카드사 인수에 나서야 하는 환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BC카드가 롯데카드 인수에 얼마나 관심을 쏟을지에 따라 인수전이 달아오를 수 있다.

      롯데카드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어온 우리금융은 오히려 느긋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이 롯데카드 지분 20%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우선검토권’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 카드사보단 롯데카드 인수에 한발 앞서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부터 우리카드가 자체 카드망 구축에 나서면서 독자 생존을 위한 발판도 마련한 상황이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독자 결제망 구축에 나서는 것도 롯데카드 인수가 그렇게 시급한 당면 과제는 아니란 것을 방증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온다. 한때는 우리은행이 롯데카드 지분을 인수한 배경을 두고 롯데카드의 결제망을 이용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기도 했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BC카드와 우리카드의 상황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라며 “BC카드는 생존을 위해서 B2C 비지니스를 넓혀야 하지만, 반대로 우리카드는 우리금융이란 우산 아래서 자체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