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임시주총서 최종 승인 후 임기 시작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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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을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로 양종희 부회장이 선정됐다. 양 부회장은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최종 선임돼 3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8일 2차 숏리스트(적격후보군) 대상자인 양종희 부회장, 허인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HD은행 회장(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대상으로 최종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이날 회추위에서 최종 후보로 선정된 양 부회장은 12일 이사회를 거쳐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11월 20일 열릴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 추천된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양종희 후보는 지주, 은행, 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디지털, 글로벌, ESG경영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한 후보"라며 "KB손해보험 사장 및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성과와 경영능력은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회추위는 판단했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양종희 부회장은 1961년 전북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주택은행에 입행했다. 2010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 부장을 시작으로 지주 전략기획 담당 상무, 재무담당 부사장을 거쳤다.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 인수를 진두지휘한 후, 2016년 3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KB손해보험 대표로 재직했다. 이후 지주로 돌아와 세 명의 부회장 중 가장 먼저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오랫동안 지주에서 전략을 담당하며 넓은 시야를 가졌고, 재무감각이 탁월하다는 점이 양 부회장의 최대 강점으로 꼽혀왔다. 임원 승진 이후 핵심 계열사인 은행 업무를 맡아본 일이 없다는 점이 약점이긴 하지만, 회추위는 그룹 차원의 경영 경험과 부회장 중 가장 오랜 계열사 대표이사 경험을 가졌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을 리딩뱅크에 올려놓은 윤종규 회장의 후임을 뽑는 과정인만큼, 회추위는 이번 회장 선정 과정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평가다. 승계절차 착수 시기와 숏리스트 선정 시기를 지난 2020년 대비 약 3주 정도를 앞당기고, 숏리스트 선정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의 기간도 19일에서 한 달로 늘려 검증 기간을 확대했다.
기존 숏리스트 대상 1회 인터뷰 진행으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던 방식에서 올해는 2회의 인터뷰와 외부 기관을 통한 평판 조회를 거쳐 후보자를 검증했다. 외부 후보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원칙을 내세웠지만, 내부 후보자 대상 승계 프로그램이 오래 진행된만큼 내부 승계를 점치는 목소리가 많았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회장, 올해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관치(官治) 논란 속 교체된만큼 KB금융에도 같은 이슈가 벌어질지 금융권의 주목을 받았다. 윤종규 회장이 1차 숏리스트 발표 직전까지 용퇴 여부를 고민한 것 역시 관치 논란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KB금융의 승계 시스템에 대해 '선진적 선례'라며 한발 물러섰고, 실제로 2차 숏리스트에 외부 후보로 관료 출신 인사 대신 금융인 출신 김병호 회장이 포함됐다. 최종 후보군 모두 각자의 장점을 갖춘 훌륭한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회추위가 최종적으로 양종희 부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양종희 부회장은 "KB금융그룹이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산업의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