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우려 사그라들지 않는 태영건설…공시한 사업장은 어디?
입력 2023.10.04 07:00
    자금유동성 '우려'에 선 그은 태영건설
    신평사 "과중한 PF 부담, 우발채무 리스크 축소必" 평가
    "시중은행, 태영건설에 대출한도 늘리기 부담"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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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1년 가까이 이어지는 동안 시장에선 태영건설을 향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태영건설 측은 자금유동성 우려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내 신용평가사를 비롯한 외부의 시선은 여전히 냉정하다.

      태영건설이 공시한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수주한 건축사업은 73건이며 도급금액은 7조5652억원이다. 이 중 완성공사액은 3조6185억원으로 '공사 진행률'이 47.8%이다. 완공예정일이 지났는데도 18곳 사업장에서 계약잔액 914억원을 받지 못했다.

      태영건설은 "일부 사업장은 분양은 다 이뤄졌으나 몇 세대에서 잔금을 미납부했기 때문에 계약잔액이 남아있다"며 "나머지 사업장은 (공사 기성율에 따라 공사비를 수금하는) 단순도급공사며 계약기간이 끝나면 모두 매출로 인식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태영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으며 금융당국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태영건설은 “시장 염려와 달리 PF우발채무 감축이 진행 중이고 전사적으로 자금조달에 힘쓰고 있는 만큼 대응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또한 최근 "(PF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대형건설사의 금융당국 지원 요청 관련) 그런 것은 저희가 알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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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시장에선 태영건설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여전한 모습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5일과 26일 '끝나지 않은 PF Risk, 유동성 역경에서 살아남기' 리포트를 연달아 내며 태영건설을 주목했다. 여전히 과중한 PF 부담이 이어지고 있으며, 의미 있는 수준의 PF 우발채무 리스크 축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자체 차입규모와 PF우발채무가 줄어들지 못해 태영건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태영건설 사업장 구성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지방 분양시장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PF보증 구성에서는 미착공 사업장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그러나 착공 PF 중에서 아직 분양이 진행되지 않은 현장이나 산업단지, 물류센터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해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신용평가는 "10월부터 매월 1000억~2000억원 내외의 차입금 및 유동화증권의 만기가 도래하는데, 9월 중 본사 사옥 담보 차입(1900억원) 등을 바탕으로 4000억원 내외의 현금성자산(별도기준)을 확보해 단기적인 유동성 대응은 가능할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와 같은 비우호적인 자금조달 여건이 지속될 경우 재무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향후 PF유동화증권의 원활한 차환 여부와 더불어 구미 꽃동산 민간공원 조성사업을 비롯한 분양 예정 현장들의 순차적인 진행에 기반한 차입금 및 PF보증 감축 수준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 전했다.

      자금 조달 환경은 여전히 어렵다. 태영건설이 신용보강을 제공한 유동화증권의 발행금리는 여전히 10%를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태영건설은 지난 15일 일부 현장(부천 네오시티, 전주 에코시티)의 유동화 증권을 1609억원 매입했다. 계열사인 네오시티와 에코시티 개발사업 시행자의 SPC가 유동화증권 투자자를 모집한 이후 남은 물량을 매입한 것이다. 이를 위해 태영건설은 전날인 14일 KB증권과 하나증권에서 1900억원을 단기 차입했다.

      연초 이후 태영건설은 ▲지주회사인 TY홀딩스에서 4000억원 규모의 장기 자금 지원 ▲KKR에서 4000억원 조달 ▲한국투자증권과 2800억원의 금융 조달 상품 협약 체결 ▲사모사채 1000억원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투자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롯데건설과 마찬가지로 태영건설도 대출받기 위해 시중은행을 물색하고 있다"며 "은행이 태영건설에 대출한도를 늘려주기를 꺼리는 분위기며, 실제로 몇몇 은행은 거절하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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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