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FI, 1000억 CB 1600억에 매각키로
신규 FI는 대한조선 IPO 통해 투자회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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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기업공개(IPO) 준비 절차에 들어간 대한조선의 재무적투자자(FI)가 바뀔 전망이다. KHI그룹과 함께 대한조선을 인수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 PE)와 SG PE가 약 2년만에 리파이낸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새 FI로는 안다H자산운용이 낙점됐다.
1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 PE와 SG PE는 보유하고 있는 1000억원 규모 대한조선 전환사채(보통주 전환시 지분율 65%상당)을 안다운용에 매각하는 계약을 지난달 말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약 1600억원으로, 이달 말 거래 종결이 목표지만 올해 말까지 연장도 가능한 조건이다.
새로운 FI인 안다H자산운용은 내년 중 본격적으로 추진될 대한조선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엑시트할 계획이다. 대한조선은 최근 KB증권과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회사로, 신영증권을 공동주관회사로 하는 IPO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KHI그룹은 앞서 2022년 8월 한투 PE, SG PE와 컨소시엄을 꾸려 대한조선을 인수했다. 총 투자금액은 2000억원으로 KHI가 700억원, 한투에스지제삼호(한투PE-SG PE)가 1300억원을 투자했다.
한투 PE-SG PE는 인수금액 1300억원 중 1000억원은 CB, 300억원은 사모사채를 통해 투자했다. 이 중 300억원의 사모사채는 상환이 완료됐다. KHI는 1000억원의 CB 전부에 대해 되사올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가지고 있는데, 200억원에 대해선 한투 PE-SG PE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한투 PE와 SG PE는 800억원의 CB에 대해선 연 10%대 금리를 적용해 약 1000억원으로 가치를 평가했다. 거부권을 가진 200억원에 대해선 별도 협상을 통해 약 6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렇게 산정한 약 1600억원의 대금을 안다H운용이 새 FI로 나서 납입하는 구조다.
대한조선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속화하고 주요 조선사들의 주가가 연초 대비 약 50% 상승한 점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단 분석이다. KHI컨소시엄이 인수한 시점인 2022년 대한조선의 영업이익은 33억원에 불과했지만, 2023년 359억원, 올해 상반기엔 579억원을 기록했다.
한투 PE-SG PE는 IPO를 통한 투자회수를 고려했으나, IPO 시기와 관련해 KHI 측과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 거래 관계자는 "FI 측은 조금 더 빨리 IPO를 준비하길 원했으나, KHI는 조선사의 멀티플이 주로 PBR(순자산가치)로 책정되는 만큼 기업의 순자산이 더 쌓인 후 IPO를 추진하길 원했다"며 "기존 FI는 약 2년의 투자를 통해 나쁘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새 FI는 IPO 과정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거래가 성사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