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또한 3%대 후반에서 3.45%로 내려와
4월 제도변경 등으로 보험사 후순위채 발행 뜸해져
금리인하기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매력 '재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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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에 고금리 투자처를 찾는 자금 수요가 몰리고 있다. 지난 1분기까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보험사 자본성증권 발행이 뜸해지면서 금융지주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의 금리 메리트가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29일 신종자본증권 2700억원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총 794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아 총 4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키로 결정했다. 발행금리는 제시한 금리밴드 3.3~3.9%에서 3.45%로 결정됐다.
올들어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마지막 타자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우리금융지주는 타 금융지주들과 차별화된 분위기로 수요예측을 마쳤다. 모집액의 약 세 배 가량의 초과 수요를 확보하는 한편 금리 수준 또한 3%대 중반대로 하락했다.
지난달 23일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한 신한은행도 2700억원 모집에 7950억원의 수요를 확보하면서 4000억원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금리는 제시한 밴드 3.3~3.9%에서 3.45%로 결정됐다.
지난 1월 초 KB금융이 4050억원 모집에 3740억원의 주문을 받고 발행금리 또한 밴드 최상단인 4.0%에서 결정됐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 2월과 3월 수요예측을 진행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2700억 모집에 각각 2.5배 가량의 초과수요를 받았지만 발행금리는 희망밴드 3.3~4.0%에서 3.9%로 결정됐다.
최근들어 금융지주 및 은행의 신종자본증권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은 2분기 들어 보험사의 자본성증권 발행이 뜸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분기 금융사들이 선제적으로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데다 금융당국이 보완자본보다 기본자본 킥스비율에 대한 규제를 강조하면서 자본성증권 발행 필요성이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 1분기 보험사 자본성증권 발행액은 4조725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던 작년 연간 발행 규모(8조6550억원)의 절반 수준을 넘어섰다. 반면 지난 4월에는 보험사들의 자본성증권 발행이 사실상 중단됐다.
보험사 자본성증권 발행이 뜸해지면서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금리 메리트도 재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올들어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의 발행금리는 4~6%대로 주요 금융지주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금리 3.9~4%보다 높았다. 유사한 자본성증권인 만큼 고금리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기존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에서 보험사로 분산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증권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많이 빠졌던 데다, 지난 1분기에 금융사들의 선제적인 자본성증권 조달이 집중되면서 발행에 공백이 생겼던 점이 투자자들이 금융지주와 은행 신종자본증권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금융지주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대부분 마무리됐고, 보험사 킥스비율 규제가 변경되는 만큼 자본성증권 발행이 줄어들 경우 고금리 채권에 대한 수요가 일반 회사채로 옮겨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기존에 인기가 있었던 금융지주와 은행 신종자본증권에 수요가 더욱 집중되는 모습"이라며 "만약 자본성증권 발행이 줄어든다고 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회사채 시장 채권도 지금보다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