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이름 값' 무너진 더본코리아…잇단 논란에 락업 해제 겹친 '이중 악재'
입력 2025.05.07 10:07|수정 2025.05.07 10:16
    백종원 이미지 추락에 프랜차이즈 본질 리스크 부각
    곧 6개월 보호예수 기간 끝나…주가 하락 우려 커져
    공모가는 밴드 상단 20% 초과…기관들 '일단 사자' 전략
    프랜차이즈 상장 잔혹사…'백종원 효과'도 못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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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더본코리아가 위생 및 법률 위반 등 연이은 논란에 이어 상장 보호예수 해제(6개월)로 인한 오버행(물량부담) 부담까지 마주했다. 백종원 대표가 사과문을 내놓은 데 이어 총 50억 원 규모의 가맹점 지원책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지만, 싸늘한 투자심리를 돌려세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줄곧 하락세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3만4000원이었고, 첫날 장중 최고가 6만4500원을 기록했으나 2일 기준 주가는 2만7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햄 선물세트 가격 논란', 'LP가스통 옆 조리', '농약분무기 살포' 등 연이어 불거진 사건들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오는 6일부터는 상장 후 6개월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 주식들이 시장에 풀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의무보유등록 상장주식 486만5835주가 이날 등록해제된다. 총발행주식(1473만7260주)의 33.02%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이 중 32.27%는 백종원 대표가 보유한 주식이며, 0.75%는 상장 전 제3자 배정된 물량이다.

      백종원 대표가 직접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은 낮지만, 이외에도 수요예측 당시 6개월 확약을 걸었던 기관투자자들의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매물 부담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상장 공모 당시 전체 기관 배정 물량 188만여주 중 약 15%인 28만여주가 6개월 보호예수를 확약했다. 공모가 기준 96억원, 현 주가 기준 77억원 규모다.

      잇단 악재로 주가가 몸살을 앓자, 더본코리아는 2일 브랜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3개월간 로열티 전면 면제를 발표했다. 5월 한 달간 본사 전액 부담의 통합 프로모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맹점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지난 3월 28일 열린 첫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백 대표는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며 사죄에 가까운 메시지를 전달했다. 백 대표는 이어 6일 보도자료와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저의 모든 열정과 온 힘을 오롯이 더본코리아의 성장에 집중하고자,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디"고 밝히기도 했다. 

      회사의 연이은 논란 외에도 상장 과정에서 공모가 산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백종원'이라는 이름값에 힘입어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상장 후 주가 흐름은 브랜드 인지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서다. 실제로 수요예측 당시에도 중장기 주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게다가 더본코리아가 상장에 나섰던 시점은 공모주 시장 훈풍의 막바지였다. 당시 대부분의 기업들이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를 밴드 상단 초과로 확정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더본코리아 수요예측에 참여했던 한 기관투자자는 "중장기 주가는 몰라도 '백종원' 대표에 워낙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수요예측은 흥행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일단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결국 가격을 올려적었다"고 말했다.

      상장 당시 더본코리아의 상장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았다. 백 대표는 공모자금을 소스기업 인수합병(M&A)에 활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실행은 보이지 않는다. 앞서 '노랑통닭 인수설'이 돌기도 했으나 인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더본코리아 수요예측 당시 또 다른 기관투자자는 "솔직히 더본코리아는 왜 상장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나마 '넥스트 백종원'을 대비하기 위한 자금 확보라는 설명이 가장 납득 가능했다. 공모자금을 M&A에 쓰겠다지만 인수 대상도 구체적이지 않고, 그 정도 자금은 영업 현금흐름으로도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결국 더본코리아도 F&B 프랜차이즈의 상장 잔혹사를 피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교촌에프앤비, 해마로푸드서비스(맘스터치), 디딤E&F 등이 잇따라 상장했지만, 현재 정상적으로 거래되는 곳은 교촌에프앤비뿐이다. 교촌 주가는 2일 기준 5360원대로, 상장 초기 최고가 3만8950원 대비 약 86% 하락했다.

      프랜차이즈 업종 특성상 본사 이미지가 훼손될 경우 가맹점 매출이 직격탄을 맞는 구조라는 점도 투자자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더본코리아는 상장 예비심사 당시에도 자회사 연돈볼카츠 가맹점주와의 분쟁으로 일정을 미룬 전례가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당시에도 가맹점주와 분쟁이 있었는데, 상장 후에도 계속해서 논란이 터지고 있다"라며 "프랜차이즈 기업은 애초에 본질적으로 리스크가 크다. 앞선 상장 사례들을 살펴봐도 앞으로 전망을 좋게 보긴 어렵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