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 옙 푸드 연구소장이 겸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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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최근 박민석 식품사업부문 부문장(대표)을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표는 2022년 CJ제일제당에 영입된 후, 오너 일가는 물론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부회장보다 많은 연봉을 받을 만큼 그룹의 신임이 두터웠던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이번 5월부터 박민석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교체했다. 박 대표의 빈 자리는 그레고리 옙(Gregory Yep) 푸드 연구소장이 맡는다. 박 대표는 2022년 CJ제일제당에 영입된 후 회사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기여했지만, 3년여 만에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업계에서는 박 대표의 교체 이유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가장 크게 거론되는 것은 CJ제일제당의 부진한 실적이다. 실제로 최근 증권가에서는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내수 소비 부진과 고환율 원가 부담에 따른 식품 부문 성장 둔화로 영업이익이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목표주가를 하향하기도 했다.
반면 CJ제일제당 식품사업 부문이 국내 실적은 비교적 부진하지만 해외 실적은 우상향하고 있고, 박 대표가 글로벌 사업 전문가로 영입됐다는 점을 근거로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 출신인 박 대표는 CJ제일제당에 입사하기 전 세계 3대 식품회사로 손꼽히는 몬델리즈에서 최고전략책임자를 맡았으며, 장기 전략 비전과 성장 기회, 인수합병, 신사업 등을 주도했다. 이전에는 미국 유통기업 타겟과 글로벌 완구기업 레고에서도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박 대표를 영입하기 위해 파격적인 계약 조건을 제시했고, 지난 3년간 오너일가는 물론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부회장보다 많은 연봉을 받았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해 58억52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는데, 이는 강 부회장보다 약 12억원 이상 많은 액수다.
이와 관련, CJ제일제당 측은 "이번 인사는 회사 실적과는 무관하며, 최근 글로벌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며 "신성장 동력 발굴과 글로벌 사업 확장 가속화를 조금 더 과감하게 추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 차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