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운용손익 1648억원…시중금리 하락 덕 봤다
NIM 2.09%, 전분기 대비 0.06%P 하락…건전성 지표는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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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13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한 수치다. 시중금리 하락으로 인해 채권차익 등 투자수익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줄어들며 이자이익은 꺾였다. 지난해 반짝 증가했던 플랫폼 수익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이자이익은 502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6% 감소했다. 순이자마진(NIM)은 2.09%로 전 분기 대비 0.0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고금리 정기예금의 만기 도래와 함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다. 회사 측은 "단기 자금의 금리가 장기 자금보다 유리했기 때문에 1분기 자금 운용은 머니마켓펀드(MMF)와 단기자금 위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1분기 수신 잔액은 전 분기 대비 10% 증가한 62조4000억 원, 여신 잔액은 3% 증가한 44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예대율은 78.6%에서 73.3%로 5.3%포인트 하락했다. 카카오뱅크는 "연말까지 예대율이 70%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 분기보다 4000억 원 증가에 그쳤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은 6000억 원이 공급됐지만 잔액 기준으로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2.8%로 금융당국에 약속한 33%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자산 건전성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전 분기 대비 0.01%포인트 하락한 0.51%,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04%포인트 오른 0.51%로 나타났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24.93%로 지난해 말보다 1.16%포인트 하락했다. 회사는 보증부 대출 확대, 중신용자 대상 정교한 리스크 평가모형 운영, 금리 우대 정책 등을 통해 건전성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비이자수익은 이번 분기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1분기 비이자수익은 28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했다. 1분기 시중금리가 강세를 보이며 채권매매차익 및 트레이딩 수익이 늘어난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앞으로도 채권 및 채권형 금융상품 비중을 확대해 운용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라며 "단기 자금 운용 수익률은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분기 298억원을 기록했던 플랫폼 수익은 242억원으로 다시 줄었다. 1분기 말 기준 고객 수는 2545만명,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892만명으로 이전 대비 속도가 둔화하긴 했지만 성장세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830억 원,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3.8%로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54%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NIM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전체 이익 규모 확대와 구조적 수익 다변화를 통해 연간 기준 NIM 2% 수준은 방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략과 관련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AI 금융계산기' 등 신규 기능을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이라며 "고객이 필요한 금융 정보를 자연어로 질의하거나, 대화형으로 계산할 수 있는 기능을 통해 서비스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에는 비대면 담보대출 출시와 대출 플랫폼 상품군 확대를 통해 플랫폼 수익 다변화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사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는 1분기 말 기준 고객 수가 320만 명을 넘었고,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며 "태국 가상은행 인가 신청도 마친 상태로, 6월 중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