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본사 여의도 파크원에 잔류할까...마곡도 선택지
입력 2025.05.08 07:00
    내년 초 파크원 임대차 만기 앞두고 마곡 오피스 이전 가능성도 검토
    마곡행 시 임대료 상당 수준 절감 가능…계열사 시너지 효과도 기대
    다만, 이미 지출한 시설투자비 및 이전비용 만만치 않아…실현가능성은?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하 엔솔)이 여의도 파크원 본사 유지와 마곡 이전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있다. 마곡으로 본사를 이전할 경우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나, 여의도 본사에 이미 투입된 시설투자비용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이득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파크원 본사 임대차 재계약 여부를 검토 중이다. 내년 초 임대차 만기가 돌아오는 가운데 임대 조건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사이언스파크가 위치한 마곡지구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마곡에 위치한 프라임 오피스 빌딩, 원그로브(CP4)와 케이스퀘어(CP3-2)에 각각 임대차 의향서(LOI)를 제출한 상태다. 의향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입주 검토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1차 투어는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파크원 재계약 여부와 마곡 이전 등을 동시에 검토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LG그룹간 시너지와 고정비 절감 측면에서 마곡 이전이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서울 소재 단일R&D 센터로 최대 규모인 LG사이언스파크를 조성했다. 글로벌 R&D컨트롤 타워로 육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LG엔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여러 계열사의 연구인력을 한곳에 결집한다는 방침이다. LG엔솔이 본사를 마곡으로 이전할 경우 물리적 근접성을 통한 계열사 간 협력이 강화될 수 있다. 

      임대료 측면에서도 마곡은 여의도 대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핵심 업무지구인 여의도의 전용면적당 임대료(NOC)는 30만원 수준인 반면, 마곡은 현재 공실률이 높아 신규 임차인에게 일정기간 무상임대(렌트프리) 혜택이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하면 실질 NOC가 여의도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LG엔솔이 마곡으로 이전하게 될 경우 상당한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엔솔이 파크원을 계약했을 때만 하더라도 여의도 NOC가 20만원 수준이었겠지만 지금은 30만원대가 거론되고 있어 임대료 상승에 대한 체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LG엔솔이 여의도를 떠나는 결정이 쉽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마곡으로 이전할 경우 발생하는 신규 시설투자비와 이전비용을 고려하면 실질적 이득이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LG엔솔이 연구 및 개발 인력 등을 위해 파크원에 각종 장비를 설치한데 상당한 비용이 들었다. 이를 감안하면 마곡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진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임차인 우위 시장 상황도 LG엔솔의 재계약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LG엔솔이 현재 사용 중인 파크원 1동에서 퇴거할 경우 대규모 공실이 발생하게 되어, 재계약 과정에서 LG엔솔에 유리한 조건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시장에서는 LG엔솔이 재계약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LG그룹 계열사들이 선대 회장의 뜻에 따라 마곡으로 모이는 것은 지속 검토되겠지만 임직원들의 선호도나 업무 환경 등을 고려하면 LG엔솔이 여의도에 있을 유인도 상당해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