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변동성 커 지속 검토 필요"
"단기적 관점에서 신용도 영향 제한적"
"인도·미국 등 해외 상공정 투자규모 작지 않지만
"분산투자 집행으로 부담여력 충분할 것"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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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및 2차전지 소재 등 주력 사업들이 부진한 업황에 놓여 있는 포스코그룹이 미국 관세 등의 영향에도 그동안 쌓아 놓은 현금흐름 등을 기반으로 단기적인 신용도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차그룹과의 미국 전기로 공장 투자 등 대규모 투자의 경우, 실제 투자 집행은 분산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8일 진행한 '2025년 그룹 Credit Issue 점검' 세미나에서 올해도 포스코그룹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향후 증가하는 재무부담에 대한 통제 여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익수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포스코그룹이 현재 중국의 과잉생산과 미국의 통상 압력 등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비우호적인 업황에도 탈탄소와 탈철강 등 성장전략에 따른 무거운 투자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포스코그룹은 철강 외에도 건설과 2차전지 소재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철강은 경기가 하락전환된 2022년부터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으며, 건설과 2차전지 소재 등도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지속되면서 올해도 실적 개선 여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신평은 포스코그룹의 핵심 모니터링 포인트로 미국의 관세리스크, 철강 수급 방향성, 포스코퓨처엠의 신용도 향방 등을 꼽았다.
미국 관세 부과와 관련해 철강 사업은 직접적인 관세 부담은 크지 않지만 자동차와 가전업체 등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유럽이나 인도 등에서도 보호무역조치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지목됐다. 2차전지 소재 사업 역시 주로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고, 전기차 수요 둔화 가능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세 후속 정책에 따라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진단이다.
정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미국 내 철강 사업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포스코는 미국 수출량을 많이 줄여왔기 때문에 익스포저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간접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며 내수시장의 어려움을 수출로 타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관세는 그룹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부정적인 업황에도 포스코그룹이 단기간의 실적 변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재무 여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다만, 관세 정책의 변동성이 높아 실질적인 영향은 지속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철강 수급과 관련해서는 부진한 건설 경기 등 올해도 국내 철강 소비가 미흡할 전망이지만, 중국의 철강 생산 감축 계획이나 각국의 재정 확대기조 등 긍정적 요소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철강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한 유의미한 업황 반전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신용도 하향 압박이 커지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에 대해서는 "투자속도 조절과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재무통제를 노력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면서도 "투자속도 조절에도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예정돼 있고, 중단기간 실적의 불확실성이 노출되는 등 증가하는 재무부담을 계속 제어할 수 있는 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인도의 JSW와 합작법인(JV)을 통해 80억달러 규모의 합작투자를, 현대차그룹과 58억달러 규모의 현대제철 미국 전기로 공장 공동투자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 연구원은 "JSW와의 투자는 절반인 40억달러를 포스코가 부담하면 약 5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대차와의 투자는 현대차그룹과 협력사들의 공동 출자를 고려하면 투자규모가 크게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투자의 절대적인 규모는 작지 않지만 실제 투자 집행은 수년에 걸쳐 분산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영업현금흐름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