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자본성 조달 금액 8조원...그룹 내 상당한 비중
SK온 IPO에 연계된 재무적 불확실성...면밀한 검토 필요
SK이노-SK온 신용등급 연계성 과거 대비 확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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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채무적 성격을 내재한 자본성 조달 금액이 12조원에 달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SK이노베이션과 SK온 사이의 신용도 연계성이 과거 대비 크게 확대돼 SK온의 배터리 사업 안정화 여부가 SK이노베이션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은 8일 진행한 '포스코, 롯데, SK, 한화그룹 크레딧 이슈 점검' 웹 세미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SK그룹은 배터리 사업을 포함한 에너지 부문과 AI 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재편 과정에서 비핵심 자산 매각도 가속화해 계열 지원 여력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2조6000억원 규모 SK스페셜티 지분 매각을 마쳤으며,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일부 자회사 매각을 검토 중이다.
정수명 한신평 연구원은 "합병을 통해 배터리 사업 지원이 이뤄졌는데,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SK온과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차입 부담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룹 차원의 재무건정성 강화 노력도 본격화했다. SK그룹의 순차입금은 지난 2023년 말 83조원에서 2024년 말 75조원으로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34%에서 118%로 개선됐다.
정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영업창출력을 통해 순차입금을 지난해 말 기준 12조원으로 축소해 그룹 재무부담 축소를 이끌었다"며 "SK텔레콤과 SK렌터가 지분을 매각한 SK네트웍스도 차입규모를 감축했으나, SK이노베이션과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되고 있으며, 추가적인 재무안정성 제고 방안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채무적 성격을 내재한 자본성 자금조달 등으로 재무적 변동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SK그룹의 주요 계열사의 자본성 조달 금액 중 12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재무적 변동성을 내재하고 있다. 상환전환우선주(4조6000억원), 전환우선주(3조4000억원), 신종자본증권(1조6000억원), 총수익스와프(TRS) 계약(4000억원),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1조5000억원) 등의 순이다.
정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재무적 변동성이 내재한 자본조달액이 약 8조원으로 그룹 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SK온의 기업공개(IPO)에 연계된 재무적 불확실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지난 2021년 SK온 분사 이후 매년 적자를 이어왔다. 지난해 기준 영업손실은 1조1270억원이었으며, 올해 1분기에도 3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냈다.
이어 "SK이노베이션 순차입금 31조원 중 SK온이 65% 차지할 정도로 배터리 사업이 SK이노베이션 재무구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며 "SK온의 신용등급 조정시 SK이노베이션 신용도가 즉각적으로 변동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양사의 신용등급 연계성이 과거 대비 크게 확대됐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