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VX도 내놨으나 자금 조달 지연
매각 잠정 중단, 재추진도 쉽지 않을 듯
-
카카오게임즈가 골프 관련 사업을 하는 자회사 카카오VX 매각을 중단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자회사 카카오VX(지분율 65.19%) 매각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거래 상대방에 전달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 큐캐피탈 등 재무적투자자(FI) 주주들에도 이 같은 내용을 공유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작년부터 카카오VX 매각을 추진했고 올해 들어 이를 공식화했다. 2024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2024년 12월 중 카카오VX 지분 매각계획을 수립했고, 2025년 중 해당계획이 이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회사는 작년 세나테크놀로지(스마트헬멧)를 매각했고, 지난달엔 넵튠(게임)을 크래프톤에 매각하는 등 사업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뮤렉스파트너스가 작년부터 카카오VX 인수에 공을 들였다. 카카오VX 기업가치를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투자에 나설 계획이었다. 골프장 예약 사업 성장성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요 기관투자가(LP)들은 고점을 지난 골프 관련 투자에 부담을 느꼈다. 카카오VX 매출은 골프 호황기인 2022년 1800억원에 육박했으나 작년 111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뮤렉스파트너스는 일반 기업 위주로 출자금을 모았는데 이중 일부가 이탈하기도 했다. 3월말 출자확약서(LOC)를 제출했으나 카카오게임즈에서 거래 종결 가능성에 의문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은 이후 한 달간 추가로 협상을 진행했으나 확실한 타협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카카오게임즈가 매각을 중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규 투자자 측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자 카카오게임즈가 매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VX를 다시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문태식 카카오VX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함께 한게임을 창업한 연이 있다. 자회사 대표와 그룹 총수가 막역하다 보니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VX 매각 작업을 조심스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VX 기업가치는 한 때 6000억원에 육박했으나 지금은 크게 낮아졌다. 처음부터 다시 FI를 설득할 투자자가 나타날지 의문이다. 골프장 예약 사업의 성장성이 가시화하는 만큼 카카오게임즈가 계속 주도권을 쥘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