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대형 사고에 장기보험 예실차 손실 전환
월평균 신계약 CSM도 감소…건전성만 '방어'
-
업계 1위 삼성화재도 산불, 강설 등의 자연재해를 피할 수 없었다. 1분기 보험손익이 대폭 감소한 가운데 금융시장이 흔들리며 자산운용도 쉽지 않았다.
14일 삼성화재는 올해 1분기 60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7020억원) 대비 13.2% 감소한 것이다. 이 기간 보험 손익은 15.4%(950억원) 감소한 5250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 손익 역시 0.6% 줄어든 2910억원이다.
보험 손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장기보험의 경우 예실차가 손실 전환했다. 예실차에서 160억원의 손해를 보며 장기보험 손익은 작년보다 6% 감소한 419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발생한 무안항공 참사와 올해 초 대형 산불 등의 영향이다.
자동차보험 손익은 무려 70.9% 감소하며 299억원에 그쳤다. 업계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정부 주도로 요율이 인하되는 상황이다. 1분기 기상이변으로 강설이 이어지며 건당 손해액 또한 증가했다.
자산운용 측면에선 연초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며 평가이익에서 230억원의 손해를 봤다. 다만 이자, 배당 수익이 각각 190억원, 170억원 증가하면서 전체 투자손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미래 이익을 의미하는 보험계약마진(CSM) 총량은 전년 말 대비 2589억원 증가한 1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작년 말부터 '무해지 해지율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서 월 평균 신계약 CSM은 전년 동월 대비 20.8% 감소한 2338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화재는 지난 4월부터 무해지 상품의 보험료를 인상함에 따라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4월에 무해지 보험료 인상 조치 후 유해지 상품 위주로 시장이 개편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여전히 무해지 상품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며 "이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신계약 CSM이 작년 대비 다소 감소할 수 있지만 3조원 이상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익성 악화에도 건전성은 개선됐다. 3월 말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은 266.6%로 작년 말보다 2.1%포인트 올랐다. 기본자본비율 역시 소폭 상승한 158.6%다. 금융당국은 최근 '자본의 질'을 강조하며 앞으로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건전성 규제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규제 중인 해외 주요국은 50~70%를 최저 기준으로 하고 있다.
밸류업 계획에 대해선 2028년까지 지속하겠다는 방침 외 구체적 실행 방안을 언급하지 않았다. 실적 발표 후 삼성화재 주가는 전일 대비 마이너스(-) 1.3% 안팎의 약세를 보였다.
구영민 삼성화재 부사장은 "주주환원과 관련된 여러 정책을 고민 중”이라며 “실현 가능성이 생기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