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서프' 한화에어로·LIG…현대로템도 호실적 예상
빅4 수주잔고도 100조 눈앞…방산모멘텀 길게 갈 전망
전문가 "수출 지속 위해선 새 무기 개발해야"
-
국내 방산 기업들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누적 수주잔고 규모도 10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어 실적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지화 전략에도 속도가 붙으며 수주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새 무기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익 560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068% 급증했다. LIG넥스원은 1분기 매출 9076억원, 영업이익 1136억원을 시현하며 실적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5월 15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현대로템 역시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산 업체들의 실적 개선세가 내년, 내후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무기체계에 대한 공급이 수요 대비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고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주 잔고가 계속 쌓이고 있어서다.
한 방산업 연구원은 "무기 구매 수요가 지속되고 있고 방위비도 늘리는 추세라 업황이 꺾이기에는 멀었다고 보고 있다"며 "피크아웃 시점은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한국 업체들이 팔 수 있다고 기대되는 시장에 무기를 팔 만큼 다 팔았을 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가 방산업 연구원은 "방산업은 주가가 급등해 밸류가 부담된다고 하면 잠깐씩의 조정은 있겠지만 2~3년의 긴 호흡으로 보기에는 주가 상승세가 꺾일 상황이 아니다"며 "단기 조정으로 가격 부담이 사라지면 주가는 다시 오르는 구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이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할 경우 KAI를 포함한 '빅4'의 수주잔고는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기준 지상방산 부문에서만 31조4000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이 중 65%가 해외 수출 계약으로 내수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는 22조883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8299억원 증가했다. 1분기 신규 수주금액은 4조2147억원으로 이라크향 천궁-II(MSAM-II) 수출사업이 주요 수주로 반영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주잔고도 24조2569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로템은 2023년 말 기준 18조7578억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폴란드 K2 전차 2차 수출 계약이 가시권에 들어오면 수주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중동과 북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도 펼쳐 수출 파이를 점차 넓혀갈 예정이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보니 방산업이 장기적 성장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가 많다. 일부 전문가들은 방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다음 먹거리를 찾기 위해 새로운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내다본다.
한 방위산업 전문위원은 "방위산업에 대한 모멘텀은 길게 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건 다음 먹거리가 안 보인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의 한국 재래식 무기들은 2000년대 초반에 개발된 것들이라 이제는 새로운 무기 개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로템의 K2전차는 2000년대 초반 개발됐다. 개발된 지 20년이 지났단 의미다. 지난 5일 현대로템은 전차의 새로운 디자인을 특허청에 공식 등록하며 차세대 주력전차 개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산업 전문가는 "K3를 포함해 차세대 무기를 개발할지 정부가 결정할 시기가 됐다"며 "무기도 트렌드가 중요하다.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개발을 통해 세일즈도 미리 하고, 공동 개발 파트너도 찾아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른 방산업 전문위원은 "지금은 무정부 상태이지만 차기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면 방산업에 대한 정책적, 재정적 지원이 많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있다"며 "연구개발(R&D)부터 국방상호조달협정(RDP-MOU) 체결 등 방위산업에 필요한 결정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