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각 재시동…금융지주·네이버·카카오 등 페이업체 인수 저울질
입력 2025.05.16 14:55|수정 2025.05.16 14:57
    4대 금융지주·지방지주·페이업체들 인수후보군
    한때 3조원 거론됐지만
    MBK 눈높이 얼마나 낮추느냐 딜 성사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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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카드 매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4대 금융지주와 지방금융지주,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반 페이업체들이 매각 측이 발송한 티저레터를 수령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인수전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매각의 성패는 결국 MBK파트너스가 기대치를 얼마나 조정하느냐에 달렸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6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를 보유한 MBK파트너스는 최근 주요 금융지주 및 전략적 투자자(SI)에게 매각 티저레터를 발송했다.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BNK·DGB 등 지방금융지주, 그리고 네이버, 카카오 등 페이 사업자들이 대상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IB 관계자는 “티저레터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대부분 기관이 내부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인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하나금융은 이번에도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지만,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검토는 시작했지만 구체적인 논의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KB금융도 카드 부문 외형 확대를 통해 신한카드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롯데카드를 바라보고 있으나, 본격적 인수전 참여 여부는 판단을 유보 중이다.

      반면, 네이버나 카카오는 최근 조직개편과 계열사 구조조정 기조 속에 대형 인수에 보수적인 입장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김남선 CFO가 물러나고 새로운 재무라인이 안착 중이며, 카카오는 최근 자회사 매각을 단행하며 현금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1조8000억원에 롯데카드를 인수한 이후, 재무적 투자자(FI)로서 카드업의 구조적 수익성 하락과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으로 빠르게 엑시트 기회를 찾지 못했다. 한때 3조원까지 거론되던 가격이 얼마나 낮춰질지가 관건이다. M&A 업계에선 딜 성사를 위해선 2조원 초반 수준까진 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매도자 기대치가 높고, 인수 후보군이 제한될 경우 딜이 장기화되거나 무산될 수 있다”며 “하나금융이 단독으로 남아도 MBK가 가격 유연성을 보이지 않으면 딜 성사는 불투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