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XT 출범·증시 부양책에 주목받는 증권株…브로커리지에 쏠리는 기대감
입력 2025.05.19 07:00
    브로커리지 강자들 돋보인 1분기 실적
    미래·키움·NH證 등 증권株 주가도 강세
    NXT 출범 두달 만 점유율 27% 넘어서
    여·야 대선 앞두고 "증시 활성화"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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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1분기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영향으로 일부 혼란을 빚었던 업종들과 달리 '관세 무풍지대'란 평가를 받으며 무난한 실적을 거뒀다. 그 중에서도 특히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의 시장 점유율이 높았던 증권사들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이러한 브로커리지 강세는 올해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의 출범으로 주식 거래대금이 늘어났고, 대선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대권 주자들이 국내 증시 부양책을 발표하고 있는 까닭이다. 증권주들도 최근 대거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하는 KRX 증권 지수는 16일 972.08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불과 한달 전 738.43을 기록했던 것 대비 약 32% 상승한 수치다. KRX 증권 지수는 국내 상장 증권사 10여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관련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건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등 대형사들이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한달 간 약 40% 가까이 주가가 상승했다. 이는 1분기 회사가 기록한 실적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저년 동기 대비 53.1% 증가한 25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브로커리지 수수료로만 1987억원을 거두며, 순이익을 대부분 이끌었다. 특히 해외주식 수수료만 1012억원을 거두며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며 다수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수수료가 줄었는데, 시장 점유율 상위 증권사들은 이와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키움증권과 브로커리지 점유율 1·2위를 다툰다. 

      미래에셋증권뿐만 아니라, 1분기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했던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은 모두 브로커리지에서 강세를 보이는 곳들이었다. 키움증권은 1분기 '어닝 쇼크'를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치를 깨고 32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컨센서스를 20.2% 상회한 수치다. 순이익은 235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77% 줄었다.

      키움증권 역시 브로커리지 부문이 실적을 이끌었다.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674억원을 기록해 작년 1분기 대비 81.2% 급증했다. NH투자증권은 보수적인 채권 운용 전략 탓에 1분기 순이익은 작년 대비 7.6% 하락한 2082억원을 기록했지만, 규모로는 은행계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은행계 증권사들 중 유일하게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늘면서, 트레이딩 손실을 일부 상쇄했다.

      국내외 증시 거래 활성화에 기반한 브로커리지 실적을 바탕으로 증권가에서도 이들 증권사들에 대한 목표가를 최근 상향하고 있다. KB증권과 삼성증권은 지난 8일 미래에셋증권의 목표가를 1만4000원으로 상향했고, 유안타증권은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의 목표가를 1만9000원 상향한 17만2000원으로 조정했다.

      이러한 브로커리지 강세 기조는 올 한해 내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금리가 크게 내려가며 채권 운용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고, 실제로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에 트레이딩 부문이 큰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브로커리지가 올해 증권사 실적을 가를 것이란 설명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하반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어 채권 운용환경은 당분간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다만 금리 안정 국면에서는 운용수익이 평준화되기 때문에 1분기만큼 각 하우스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하우스별 차별성을 보이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커리지는 1분기보다 올해 하반기부터 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출범 두 달 만에 거래 점유율 27%를 넘어서며,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어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현재는 거래 지연과 전산 문제 등으로 과도기적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이러한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면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키움증권은 현재 넥스트레이드 점유율 30%를 넘어서며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회사의 브로커리지 실적에도 기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도 NXT 점유율이 향후 양호한 수익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으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NXT 점유율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현 상황에서, 여·야 할 것 없이 대권 주자들이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관련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점도 증권사들에는 호재다. 특히 증시 활성화는 거래대금 유입으로 이어져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어, 증권사 내 브로커리지 부문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대선을 앞두고는 여러 변수들이 많지만, 증권사들 만큼은 호재가 많은 상황"이라며 "증시 활성화는 여·야의 이견이 없는 상황이고, 현재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발행어음과 IMA 제도도 하반기 사업자가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당분간 증권사들의 주가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