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트리중앙, 현금 마련 분주한데 조달환경은 악화…메가박스 지원도 부담
입력 2025.05.20 07:00
    12일 380억·16일 95억 등 총 475억 사모채 조달
    "채권 시장 내에서 소화 잘 안돼 사모채로 선회"
    메가박스중앙 차환 목적…계열 내부서 자금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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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트리중앙이 사모채, 영구 전환사채(CB), 영구대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현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롯데시네마와 합병을 앞둔 자회사인 메가박스중앙의 차입금 상환을 위해 다양한 루트로 시장성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점점 짧아지는 차환일과 높은 금리 부담은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은 16일 총 95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만기는 1년물이며, 발행금리는 8.0%에 달한다. 지난 12일 동일한 조건으로 38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한 지 4거래일 만의 자금 조달이다.

      지난 2022년부터 매년 꾸준히 공모채 조달을 이어온 콘텐트리중앙은 지난해 2월 공모채 발행 이후 사모채로 시선을 돌렸다. 당시 공모채 1년물 발행금리가 7.0%인 점을 감안하면 100bp(1bp=0.01%포인트) 정도 조달비용 부담이 높아진 셈이다.

      사모채를 발행할 때는 증권신고서 제출과 발행금리 결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같은 단계를 거칠 필요가 없다. 기관이나 증권사 등과 개별적으로 조건을 맞춰 발행해 비교적 금리 수준이 높은 편이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발행사에 악재가 있는 경우 사모 시장을 주로 찾는다. 혹여나 수요예측 과정에서 미매각이 발생했을 때 겪을 평판 훼손 리스크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콘텐트리중앙은 빠듯한 현금 흐름이나 하향 추세를 보이는 매트릭스 프라이싱(Matrix Pricing)을 고려했을 때 채권 시장 내에서 소화가 잘 안되는 종목 중 하나"라며 "언론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금융기관을 통해 비교적 쉽게 사모로 조달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콘텐트리중앙은 올해 들어서만 사모채 475억원, 신종자본증권 CB 300억원, 기업어음(CP) 200억원, 전자단기사채(전단채) 427억원 등 시장성 자금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콘텐트리중앙뿐만 아니라 자회사인 메가박스중앙의 차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메가박스중앙의 시장성 조달 여건이 악화되자 계열 내부 자금 수혈에 나선 모습이다.

      올해 만기 도래를 앞둔 메가박스중앙의 차입금 규모는 총 26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64.2%에 달하는 1712억원이 지난 1~4월 만기 도래가 이어졌다. 이 기간 콘텐트리중앙이 조달한 547억원 규모의 자금이 실제 메가박스중앙으로 투입되기도 했다. 메가박스중앙이 전단채를 발행하고 콘텐트리중앙이 이를 떠안는 방식이다.

      또 영구대출 방식으로 콘텐트리중앙에 자금을 넣기도 했다. 특수목적회사(SPC) 에이치와이중앙제삼차를 통해 300억원, 에이치와이중앙제사차를 통해 750억원 등 총 1050억원 규모 영구대출을 받았다. 그룹 최상단에 위치한 중앙홀딩스가 콘텐트리중앙에 대한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한 증권에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중앙홀딩스의 경우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도 이어졌다. 지난 8일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 500억원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225억원 ▲홍정인 콘텐트리중앙 겸 메가박스중앙 대표 175억원 등으로부터 총 900억원의 차입을 단행했다. 차입 목적은 운영자금 확보다.

      짧아지는 차환일도 부담이다. 이는 현금흐름표 상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의 증가분을 살펴보면 ▲2022년 말 1610억원 ▲2023년 말 2184억원 ▲2024년 말 3686억원 등의 순으로 급증했다. ▲오는 9월 250억원 ▲2026년 2월 520억원 ▲2026년 5월 475억원 등의 순으로 회사채 만기 도래도 다가온다.

      시장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콘텐트리중앙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374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메가박스중앙의 매출액이 1년 사이 854억원에서 449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탓이다. 이 기간 전체 영화관 매출액은 2004억원으로 전년 대비 33.6%(1014억원) 감소했다.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의 합작법인 설립 등의 소식이 전해졌으나, 시장 점유율 확보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게 시급하다는 평가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오프라인 극장 수요가 위축된 터라 장기 대안이 딱히 없어서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다른 자회사인 SLL중앙의 적자 전환과 해외 자회사 윕(Wiip) 인수도 매몰비용으로 마진이 안나오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