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덕 본 무신사…자금 여력ㆍ소비 침체ㆍ업황 부진 대응 '관심'
입력 2025.05.23 09:16
    오프라인 매출 증가에 1분기 실적 개선…영업이익 24% 증가
    현금성 자산은 급감…오프라인 채널 확장 따른 유출 평가
    멀티플 낮은 섹터 특성상 향후 실적 지속가능성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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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패션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패션 플랫폼 기업 무신사가 오프라인 매장 성장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다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급감한 데다 업황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소비 침체 역시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매년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제기될만큼 자본시장의 관심이 큰 상황에서, 향후 실적 추이에 관심이 모인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929억원, 영업이익은 17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24% 증가한 수치다.

      이번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은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채널 확장이 꼽힌다. 올해 1분기 누적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수는 470만명, 3월 단일 월 기준 방문객 수는 210만명에 달했다.

      해외 수요 확대 흐름도 일부 반영됐다. 외국인 특화 매장 5곳(홍대·강남·성수·명동·한남점)에서 외국인 매출 비중은 절반에 달했으며, 무신사의 전체 제품 매출 중 수출 비중은 전년 말 0.17%에서 올해 1분기 0.29%로 소폭 증가했다.

      재무지표상 자본 건전성은 개선된 반면, 현금성 자산은 급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7628억원, 부채총계는 1조392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82%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자본 7557억원, 부채 1조2540억원으로 조정되며 부채비율은 166% 수준까지 낮아졌다. 통상 플랫폼 업계에서는 부채비율 200% 이내를 안정적으로 평가한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같은 기간 2313억원에서 849억원으로 급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패션 산업 특성상 오프라인 채널 초기 투자에 현금 유출이 크다"며 "무신사의 현금 감소는 채널 확장에 따른 일시적 비용 반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금성 자산 감소가 지속될 경우, 향후 실적 흐름과 영업 전략 전반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금 보유 수준은 성장 투자, 유동성 확보, 재무 안정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유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투자자들 사이에 무신사의 신사업 추진 여력이나 자금 운용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업황 역시 부담 요인이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국내 패션 업계 전반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삼성물산(패션 부문), LF,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주요 패션 기업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했고, LF를 제외한 기업의 영업이익은 30% 이상 줄었다. 여기에 쿠팡, 알리 등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패션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며 경쟁 강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무신사 입장에서는 내수 수요 위축과 경쟁업체 증가가 맞물리며 중장기 성장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무신사가 실적 개선세를 기반으로 올해 상장을 본격 추진할 경우 밸류에이션 설득력 확보가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패션·이커머스는 전통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 멀티플 밴드가 낮은 섹터로, 단기 실적만으로는 높은 밸류를 인정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무신사는 향후 예상 실적(EPS)을 기준으로 한 포워드(Forward) 방식의 밸류에이션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며, 실적의 연속성과 개선세가 IPO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성과 글로벌 확장성 등 질적 지표가 추가로 입증돼야 IPO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실적 개선이 향후 실적 추정치에 얼마나 연속성을 갖고 반영되는지가 밸류에이션 협상에서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