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개월 만에 2700선 돌파…금리 인하ㆍ美 관세 변수 완화에 '상승장'
입력 2025.05.29 11:17
    엔비디아 호실적·미 무역법원 관세 제동·기준금리 인하 결정 등 투자심리 회복
    반도체·산업재 중심 강세…외국인·기관 순매수에 지수 상승세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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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장 초반 2700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의 회복세다. 전날 발표된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미국 법원의 제동,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개선되는 분위기다.

      29일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2710선에 다가섰다. 지난해 8월 27일(2700.18) 이후 9개월만에 처음으로 2700선을 넘어섰다.

      미국발 관세 이슈가 투자심리 회복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 국제무역법원(CIT)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해당 법은 이례적이고 비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조항으로, 일반적인 무역 불균형 해소 수단이 아니라는 점에서 법원이 의회의 권한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것으로, 이번 판결의 직접 대상은 아니다.

      간밤 발표된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4.8% 급등했으며, 국내 반도체 및 밸류체인 종목에도 우호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 급등에도 불구, 엔비디아발 훈풍으로 이틀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지율 1위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날 내놓은 공약집에서 주주가치 보호에 초점을 맞춘 점은 지주회사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 SK가 장중 8% 이상 오른 것을 비롯해 HD현대, 한화, 두산, LX홀딩스, CJ 등 주요 일반지주회사 주가가 5~10%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일반주주를 대변하는 독립 사외이사 선임 가능성을 높이며, 인수합병시 주가가 아닌 공정가치를 사용하도록 규제하면 주로 대주주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의 할인(디스카운트) 요인이 사라질 거란 기대감 덕분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인하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연 2.50%로 결정했다. 이창용 총재는 최근 물가 하락과 경기 둔화를 고려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으며, 개인은 4000억 원 이상 순매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