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급등, 증권·재생에너지·이차전지로 수급 쏠림…美 고용지표 등 앞두고 '변동성 경계'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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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대감과 미국발 기술주 랠리의 영향을 받아 장 초반부터 강세를 나타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 속에서 대형 반도체, 증권, 재생에너지 관련주가 두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06포인트(2.27%) 오른 2760.03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달 29일 기록한 연고점(2720.64pt)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코스닥 지수도 748.96(+1.17%)로 동반 상승 중이다.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약 3407억원, 코스닥에서 933억원 순매수하고 있어 증시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기관도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856억원, 819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원 오른 137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미중 정상회담 기대에 따른 달러 강세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외국인 수급 흐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이날 증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 이후 정책 수혜 기대감이 강하게 반영된 흐름이다. 이 대통령이 밝힌 자본시장 관련 공약 중 ▲자사주 소각 의무화▲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권 강화▲MSCI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 등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은 금융지주와 증권주 급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KB금융(+3.50%), 신한지주(+4.12%), 하나금융(+4.57%), 메리츠금융(+2.96%) 등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부국증권(+22.24%), 신영증권(+10.33%), 미래에셋증권(+10.76%), SK증권(+11.17%) 등 증권주 상당수는 상승률이 두 자릿수에 달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금융·증권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역사적 평균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정책 모멘텀이 추가 리레이팅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증시도 기술주 중심의 강세가 이어졌다. 전일(현지시간) 나스닥은 0.81% 상승했으며, 엔비디아는 2.80% 오른 141.22달러로 마감하며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했다. 브로드컴(+3.27%), 마이크론(+4.15%) 등 반도체 종목들의 강세가 국내 증시에도 연쇄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6.5% 상승했고, 삼성전자도 1.58% 강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어 대표적인 엔비디아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다.
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공약 관련 테마도 동반 강세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장중 12% 넘게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이 대통령의 에너지 공약과 맞물린 종목군으로, 정책 수혜 기대감이 매수세를 유입시키고 있다.
코스닥도 1%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코프로(+6.89%), 리노공업(+8.50%), 알테오젠(+8.29%) 등 이차전지·바이오·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동반 상승 중이다.
한편, 통계청은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1.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1%대에 진입한 수치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은행도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할 수 있는 요소로 해석된다.
다만 향후 미국의 5월 고용지표 발표와 미·중 정상 간 통상 대화 등 굵직한 대외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어, 국내 증시 역시 변동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계심도 존재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정부의 단기적인 정책 기대감은 수급을 자극할 수 있으나,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변동성이 여전한 만큼 앞으로 전강후약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