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금리 경쟁 치열…대출 규모 증가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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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가 2022년 싱가포르의 글로벌 전자폐기물(E-waste) 처리 기업 TES를 인수하며 조달했던 인수금융에 대해 차환(리파이낸싱)을 추진한다. 이번에는 특수목적법인(SPC)을 거치지 않고 SK에코플랜트가 직접 차입에 나서면서, 금융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TES 인수 당시 SK에코플랜트는 총10억5000만 달러(1달러=1200원 환산시, 약1조2600억원)를 투입했다. 이 가운데 3억4500만 달러(약4140억원)는 유상증자, 2억8500만 달러(약3420억원)는 전환우선주(CPS) 발행을 통해 마련했으며, 나머지 약 4억2000만 달러(약5040억원)는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약80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조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인수 자금을 단기적으로 메우기 위한 브릿지론(bridge loan)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인수금융은 오는 10월 만기를 앞두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 브릿지론을 대체할 장기 자금 조달을 위해 리파이낸싱에 착수했으며, 기존 SPC 구조를 걷어내고 본사가 직접 차입에 나서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인수 주체로 나섰던 에코프론티어는 이번 구조에서 빠질 예정이다. 에코프론티어는 TES 인수를 위한 투자구조 내 SPC 역할을 수행했던 법인이다.
한 금융사 임원은 "당시 금융 구조는 중간회사를 활용한 복합적 구조였지만, 이번에는 SK에코플랜트가 직접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리려 한다"며 "모든 것이 조달 비용 최소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SPC를 거치지 않으면 금리 측면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에 직접 차입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는 주요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상대로 제안을 받으며 조달금리를 낮추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에는 KDB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이 주선사로 나섰지만, 현재는 경쟁이 심화되며 복수의 금융기관이 참여를 검토 중이다.
이 관계자는 "금리가 낮게 형성되고 있어서 당초보다 더 큰 규모로 조달하려는 분위기"라며 "경쟁이 워낙 치열해 있는 조건을 모두 검토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대출 규모는 약 5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환경 자회사 매각, 재무투자자(FI) 교체 등 전방위 자금 조달에 힘쓰고 있다. 과거에는 M&A와 FI 유치 등을 통해 외형 확장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이들 자금이 재무적 부담으로 돌아오며 비용 절감과 재무구조 개선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