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인터, 이달 예심 청구 가닥…'3단 중복상장' 지배구조 도마 위
입력 2025.06.10 17:00
    6월 예비심사청구 전망…예상 몸값 3조원
    공정위의 티웨이항공 기업결함 심사와 병행
    티웨이항공, 지분가치만큼 반영될 듯
    상장 자회사 다층 지배구조, 심사 변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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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이 이달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IPO가 무산된 지 6년 만의 재도전이다. 아직 공정거래위원회의 티웨이항공과의 기업결합 심사가 남아 있지만, 결합심사와 상장 절차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의 관심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까'에 쏠린다. 자회사들이 이미 상장된 상태에서 지주사가 뒤늦게 상장에 나서는 구조인 까닭이다. '상장사 3단 연결' 구조를 한국거래소가 용인할지 여부가 핵심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은 이르면 이달 중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보통주 1주의 액면가를 기존 1만원에서 500원으로 조정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유통 주식 수를 늘려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상장 준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선 소노인터의 예상 시가총액을 약 3조원대로 바라보고 있다. 소노인터는 앞서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을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했으며, 연내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에도 한 차례 상장을 추진했으나, 당시에는 레저업 침체와 코로나19 여파로 절차를 중단한 바 있다.

      현재 소노인터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와 상장 준비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다만 공정위 심사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소노인터내셔널-티웨이항공이 서로 다른 업종 사이에서 이뤄지는 '혼합 결합'인 데다, 아직 사모펀드(PEF)인 JC파트너스와 공동 소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전량 매각 계약 체결이 완료되지 않아 '수평 결합' 심사도 진행중이어서다. 

      지분 인수 과정도 복잡하다. 소노인터는 지난해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로부터 티웨이항공 지분 14.9%를 약 1056억원(주당 3290원)에 인수했다. 이어 자회사 소노스퀘어(구 대명소노시즌)를 통해 11.87%를 약 708억원에 추가 매입했다. 

      두 회사의 직접·간접 보유 지분은 26.77%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2월에는 예림당 등으로부터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약 2500억원에 인수하면서, 티웨이항공 지분 28.02%를 간접적으로 확보했다. 이로써 소노인터는 티웨이항공에 대해 직접·간접 합산 기준 약 55%의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다.

      다만 이번 IPO에서 반영되는 티웨이항공 지분은 직접 보유한 27%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상장 밸류에이션 산정 시 연결 지분만 반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소노인터가 보유한 호텔·콘도, 골프장, 티웨이항공 등의 사업을 별도 가치로 나눠 평가한 뒤 합산하는 SoTP(Sum-of-the-Parts)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티웨이항공은 여객 회복과 함께 적자폭이 축소되고 있지만, 전체 밸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에서는 소노인터의 지배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상장 자회사들이 있는 상황에서 지주사가 나중에 상장되는 구조여서다. 이는 국내 공모주 시장에서 흔한 구조도 아니다. 

      현재 대명소노그룹은 '소노인터내셔널 → 소노스퀘어(구 대명소노시즌) → 티웨이홀딩스 → 티웨이항공'으로 이어지는 다층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모회사인 소노인터가 중간 지주 격인 티웨이홀딩스를 통해 티웨이항공을 지배하는 구조다. 자회사 셋이 모두 상장된 상태에서 지주사까지 상장에 나서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동일 자산이 여러 종목에서 반복해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가 상장되는 구조는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순자산가치(NAV)의 반복 반영, 지배력의 간접화 등과 맞물려 유사 중복상장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상장사 지배구조에 대한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단순한 사업성 외에도 지배구조 측면에서의 리스크 판단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 공모는 기존 재무적 투자자(FI)의 엑시트를 위한 공모가 아니라는 점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최근 롯데글로벌로지스, DN솔루션즈 등 FI의 엑시트 물량이 과도하게 포함된 기업들이 수요예측에서 부진을 겪고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특히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상장 실패 이후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측이 FI에 전액 차액보전해주는 사태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분가치 기반으로 평가하면 티웨이항공 인수가 상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자회사들이 먼저 상장된 뒤 지주사가 상장하는 구조는 흔치 않은 만큼, 지배구조와 NAV 반복 반영 우려 등은 시장에서 꼼꼼히 들여다볼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