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조달·가동률 상승 면에서 시너지 기대
부담 일부 덜어냈지만 본질적 고민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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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의 동박사업 자회사 SK넥실리스가 일본 도요타통상(Toyota Tsusho Corporation)으로부터 15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넥실리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말레이시아 법인(SK Nexilis Malaysia Sdn. Bhd.) 소수지분을 도요타통상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거래 규모는 약 1억1000만달러(약 1500억원)다.
SKC는 2019년 KKR로부터 SK넥실리스(옛 KCFT)를 1조20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이후 국내외 설비 투자까지 포함해 수조원대 자금을 투입했다. SK넥실리스 매출은 2019년 3229억원에서 2022년 810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후 전기차 수요부진(캐즘)이 본격화하며 내리막을 탔다. SK넥실리스는 작년 매출 3176억원, 영업손실 1676억원을 올렸다. 국내 사업장은 물론 2023~2024년 문을 연 말레이시아 1·2 공장도 가동률 하락에 애를 먹었다.
SK그룹이 사업조정(리밸런싱)에 들어가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손보면서 SK넥실리스도 잠재적 조정 대상으로 꼽혔다. 2023년 이후 SK넥실리스의 투자유치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올해 박막사업을 어펄마캐피탈에 팔아 950억원을 확보했고, 이번에 도요타통상과도 손을 잡게 됐다.
도요타통상은 도요타그룹 계열의 종합상사다. 자동차 소재·부품 조달 사업이 주력으로 이차전지 관련 사업도 한다. 북미 지역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2023년 한국에선 이차전지용 알루미늄박을 생산하는 삼아알미늄의 전략적투자자로 나서기도 했다.
SK넥실리스는 도요타통상과 제휴를 통해 동박 원재료를 원활히 조달하고 말레이시아 공장 영업 기반도 안정화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말 30% 수준에 그친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은 올해 연말 70%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내 도요타 배터리 공장과 협력 가능성도 거론된다.
SK넥실리스는 유동성을 확보하고 말레이시아 법인의 부담도 덜게 됐는데 갈 길이 멀다. 캐즘과 이차전지 공급 과잉이 장기화하고 있다. SK온의 정상화가 쉽지 않은 터라 이차전지 업체에 예속된 동박제조사의 실적이 금세 개선되리라 보긴 어렵다. 앞으로 추가적인 사업조정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