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G, 카카오그룹 주가 반등 타고 카카오뱅크 인수금융 1800억 리파이낸싱
입력 2025.06.19 13:38
    2023년 고금리에 일부 대출 상환까지…이번엔 조건 개선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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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사모펀드 TPG(텍사스퍼시픽그룹)가 카카오뱅크 인수금융 1800억원의 리파이낸싱(차환)을 추진한다. 2023년 고금리 환경에서 불리한 조건으로 조달했던 TPG가, 최근 주가 반등을 계기로 유리한 조건으로 리파이낸싱에 나선 모습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TPG는 만기 도래를 앞둔 카카오뱅크 인수금융 1800억원에 대해 리파이낸싱을 추진 중이다. 해당 대출은 오는 11월 만기를 앞두고 있으며, 주선사는 우리은행이 맡았다.

      TPG는 2023년에도 리파이낸싱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고금리 환경으로 인해 7%대라는 불리한 조건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재조달은 금리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상장 초 9만원대였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이후 2만원선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동시에 시장 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던 시점이었다. 특히 주가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차입금 일부를 상환해야 하는 재무약정(커버넌트)이 걸려 있었다. TPG는 결국 이 약정에 따라 대출 규모를 2500억원에서 1800억원으로 줄이고 일부 자금을 상환해야 했다.

      이처럼 최근에는 회수 압력이 커졌지만, TPG의 카카오뱅크 투자가 처음부터 어려웠던 건 아니다. TPG는 2020년 11월 카카오뱅크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서 주당 2만3500원에 2500억원을 전액 에쿼티로 투자했다. 이후 2021년에는 같은 규모의 리캡(자본재조정)을 통해 투자금을 전액 회수하면서 비교적 투자 성공 사례로 평가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인터넷은행에 대한 기대가 식고, 카카오그룹의 무리한 사업 확장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며 카카오뱅크 주가는 장기 약세를 겪었다. 이로 인해 TPG 역시 인수금융및 투자 회수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카카오그룹이 정책 수혜주로 부각되며 카카오·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 계열사 주가가 반등한 것이다. 카카오는 이날 장 초반 전일 대비 11.23% 오른 6만14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19일 2만2400원에서 최근 2만8000원대까지 약 25%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