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비용 증가 등 실질적인 영향 크지 않아
채권금리에서 신용등급 하락 선반영
-
이미지 크게보기
-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건설이 최대 1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롯데건설은 저하된 재무안정성과 여전히 과중한 수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으로 유효신용등급이 'A+'에서 'A'로 강등됐다. 신용등급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서둘러 발행 일정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A)은 총 1100억원 규모로 공모채 발행 계획을 세웠다. 트랜치(만기)별로는 1년물 650억원, 1.5년물 450억원 등이다. 직전 발행에서 2·3년물을 발행한 것과 비교했을 때 만기가 짧아졌다. 건설업황 악화로 장기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 한도도 열어뒀다.
공모 희망 금리는 1년물의 경우 5.4~5.7%, 1.5년물의 경우 5.6~5.9%의 고정 금리를 내세웠다. 오는 23일 수요예측, 30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롯데건설은 매년 1분기 꾸준히 공모채를 찍었으나, 올해는 발행시장을 찾지 않았다. 지난 2월 회사채 만기 도래액 2000억원을 현금상환 하기도 했다. 건설업종에 대한 비우호적인 투심으로 인해 올해 1분기에는 공모채 시장을 찾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공모채 발행은 지난해 10월이다. 당시 2년물 1000억원, 3년물 500억원 등 총 1500억원 모집에서 3년물에서만 일부 미매각이 발생한 바 있다.
이번 발행 자금은 회사채 차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롯데건설 이달에만 총 1650억원 규모의 사모채 만기가 돌아온다.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주관사단에, 아이엠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이 인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관 업무를 맡은 증권사 네 곳 모두 직전 발행에서도 주관사단에 포함되며 자금 조달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롯데건설은 지난 2022년말 이후 등급전망(아웃룩) '부정적' 꼬리표를 달고 있어 신용등급이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올해 상반기 신용평가사들의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져 구체적인 발행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이후 지난 18일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이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한 단계 내리자 서둘러 조달 일정을 정했다는 후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건설업황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서 목표한 수요를 모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발행 일정을 픽스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등급 하락에도 불구하고 금융비용 증가 등 실질적인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채권금리가 롯데건설의 신용등급 하락을 선반영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롯데건설의 채권내재등급(BIR)은 'A-'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기준 회사채 유통시장에서 형성된 등급민평금리(3년물 기준)는 ▲A+ 3.38% ▲A 3.6% ▲A- 4.0% 등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반면, 롯데건설이 발행한 3년물 무보증 회사채의 개별민평금리는 4.942%로 집계됐다.
시장 관계자는 "AA급에서 A급으로 떨어진 게 아니라 같은 A급 내에서 등급이 내려가 (롯데건설의 신용등급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며 "민평금리 이미 +200bp(1bp=0.01%포인트) 수준이라 등급 하락과 관련한 임팩트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