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복귀 SK이노, 현대차發 기대감에서 유가 변동까지 롤러코스터 전망
입력 2025.06.19 16:46|수정 2025.06.19 16:50
    국제유가 급등, 배터리 회복 기대감에 주가 10만원대 복귀
    2분기에만 40% 하락 후 30% 상승…전망 따라 극심한 변동
    유가·관세·지정학 변수 여전…일시 개선일까 변환점일까
    재무불안 여전히 과제…하반기도 거시 변수 휘둘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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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SK이노베이션이 2분기 들어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정유 적자 우려와 자금 조달 부담이 겹치며 주가가 8만원까지 떨어졌지만, 국제 정세와 현대차의 미국 신공장 기대감 덕에 10만원대로 복귀했다. 2분기 예상 밖 호실적이 예고되는데 확실하게 전환점을 맞이한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19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약보합세를 보이며 전일 11% 가까이 급등해 달성한 10만원 선을 지켜냈다. 지난달 23일 장중 한때 8만800원까지 하락하며 5년 내 최저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30% 가까이 주가가 오른 것이다. 3월 중 연중 신고가(14만200원)를 기록했던 만큼 2분기 중 40% 하락과 30% 상승을 오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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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등 이유로 다양한 분석이 제시된다. 일단 4월 들어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진 국제유가가 18일(현지시간) 기준 73.5달러까지 올랐다.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이 충돌하며 연말까지 저유가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뒤집힌 것이다. SK이노베이션으로선 본업인 정유 사업의 수익성이 대폭 감소할 것이란 우려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신규 생산 거점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가 가동에 들어갔고, 덩달아 SK온의 미국 공장 가동률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현대차그룹은 SK온 생산 물량의 60% 가까이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다. 현지 공장의 가동률이 올라가면 SK온이 미국 정부에서 확보할 수 있는 생산세액공제(AMPC)도 늘어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 전반이 전기차 판매 계획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지만, 현대차가 현지 생산을 늘리면서 SK온 미국 공장이 수혜를 보고 있다"라며 "2분기 개선세가 지속되면 하반기 중 다시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단은 나오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불과 몇 주 전 수장을 교체하고 재무 불안을 해소하려 알짜 자산을 유동화하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외부 변수에 따른 온도차가 극심하단 평이다. 작년 합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넓어진 탓에 거시 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 에너지 담당 한 연구원은 "정유에 석유화학, 액화천연가스(LNG), 배터리 같은 친환경 에너지까지 모두 보유하고 있으니 재무적으로 많이 무거워지긴 했는데, 워낙 예상 못 한 변수가 많이 불거지고 있다"라며 "관세나 유가, 국지 분쟁 등이 발생할 때마다 SK이노베이션 주가가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보인다. 이스라엘-이란 분쟁이 해소되면 또 전망이 틀어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주가는 반등했으나 회사가 확실하게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는지는 또 별개라는 시각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관세 문제가 불거지기 전 선주문 효과일 가능성도 따져봐야 하고 중동 긴장이 완화하면 유가가 재차 급락할 수도 있다. 전통적인 화석연료 기반 사업부터 친환경 에너지까지 포트폴리오가 혼재된 만큼 계속해서 거시 변수에 휘둘릴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와의 협상 문제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과도한 차입 부담 역시 해소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최근 미국 상원에서 현지 생산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는 점은 다행이지만, SK온이 충분한 수익성을 갖추기 전에는 기업공개(IPO)에 도전하거나 차입을 줄이기 어렵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전방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당장 주가가 오르내리는 걸로 2분기 불거진 우려를 해소하기는 어렵다"라며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200%를 넘겼는데, 추가로 마련해야 할 돈이 많아서 확실하게 실적을 회복하기 전까지는 재무 불안 해소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