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말 레버리지 배율 7.4배…상위 10개사 중 가장 높아
"자산 사이즈 늘리고 레버리지 배율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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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하나금융그룹 내 여신전문업 금융사인 하나캐피탈이 자본 확충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 2월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조달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공모 형태로 조달한다. 하나캐피탈의 공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은 만기 30년, 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하는 공모 신종자본증권 1500억원 발행 계획을 세웠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예정이다.
공모 희망 금리로는 3.8~4.3%의 고정 금리 수준을 제시했다. 오는 7월 3일 수요예측, 11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한양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나캐피탈이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조달할 때 주관사였으며, 한양증권은 여신전문금융사채권(FB) 발행시 종종 주관 업무를 맡아왔다.
하나캐피탈은 지난 2월 사모 형태로 신종자본증권 15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당시 발행 금리가 4.75%인 점을 감안했을 때 공모 형태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조달금리를 낮추려는 판단으로 관측된다.
앞서 하나캐피탈은 FB를 주요 조달 수단으로 활용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으로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부채의 일종이지만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거나 콜옵션이 발행사에 있다는 특성 때문에 회사채와 달리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하나캐피탈은 레버리지 배율을 낮추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레버리지 배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한도다. 배율이 낮을수록 타인자본 의존도가 낮다는 의미로, 손실 완충력이 높다고 평가된다. 상위 10개 캐피탈사 중 하나캐피탈의 레버리지 배율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하나캐피탈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레버리지 배율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의 레버리지 배율은 지난해 말 7.57배에서 올해 1분기 말 7.4배로 소폭 감소했다. 다만 올해부터 금융당국의 권고치가 기존 9배에서 8배로 축소되는 등 규제가 강화됐다.
이어 할부·리스 등 여신전문금융업의 본업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해 기업리스, 투자·인수·기업금융(IB) 상품 등을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건전성과 수익성의 균형에 초점을 둔 성장을 올해 주요 경영 전략으로 세웠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하나캐피탈은 하나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중 꾸준하게 수익을 내는 회사"라며 "자동차 할부금융 쪽에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내고 있으며, 현재 자산 사이즈를 늘리고 레버리지 배율을 맞춰야 해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 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외부조달 잔액은 14조4850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채 14조1950억원, 단기차입금 600억원, 장기차입금 130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회사채 조달 비중이 약 98%에 달한다.
전세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하나캐피탈은 하나금융지주 내 핵심 계열사로서 우수한 신인도 등을 고려할 때 장기 회사채 위주로 차입부채의 발행과 차환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사업성이 저하된 부동산금융과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확대될 수 있어 자산건전성 지표의 추가적인 저하 가능성과 대손부담의 확대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