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연계, 소상공인 지원 등 정책성 겹쳐
'상생' 내세운 땡겨요, '정책주' 마중물 가능성
적자 비판 딛고 금융지주 사회공헌 모범 사례 될까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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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겨요 앱 운영 적자는 사실상 신한금융의 대관 비용이 아니겠느냐는 평가도 나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
새 정권 출범과 함께 신한금융이 운영 중인 배달앱 '땡겨요'에 대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역화폐를 통한 소비 진작과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현 정부 시책에 가장 부합하는 플랫폼이란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신한금융은 연초 이후 은행주 주가 급등 추세 속 경쟁사들에 비해 가장 상승률이 낮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이런 '소상공인 친화' 이미지를 활용해 '정책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타 금융지주들 역시 정부 시책과의 공조 과정에서 '땡겨요'가 어떤 역할을 할 지 모니터링에 나선 모양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1조4160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KB금융(1조5827억원)보다 1667억원 적은 것으로 2023년, 2024년 연간 실적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KB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실적에 대한 아쉬움이 주가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의 주가(23일 종가 기준)는 올해 들어 25.9% 올랐다. 경쟁사인 KB지주(29%)와 하나금융지주(40%), 우리금융지주(39.6%)의 증가율보다 크게 낮다.
새 정부 출범 후 추경 편성 등 본격적으로 정책 드라이브가 걸리는 가운데, 금융권에서 최근 가장 주목하는 서비스 중 하나가 배달앱 '땡겨요'다. 땡겨요는 신한금융 최초의 비금융 플랫폼이자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이다. 타 플랫폼의 경우 중개수수료만 최대 8%에 육박하고, 광고비까지 합치면 사실상 매출의 30%를 가져간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는 달리 땡겨요는 수수료율이 2%로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땡겨요의 '상생' 전략이 이재명 대통령의 소상공인 살리기 정책과 맞닿아있다고 본다. 이 대통령은 공약집에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하를 명시할 정도로 해당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의 지역화폐 활성화 정책 역시 긍정적 시그널이다. 정부는 최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통해 지역화폐의 할인율을 기존 2~10%에서 7~15%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
땡겨요에선 지역화폐 사용이 가능하다. 지역화폐앱과 연동도 되고 있다. 대표적인 서울 지역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을 바로 구입하고 사용할 수 있다. 서울 지역화폐 결제 시 최대 30% 할인을 제공하고, 시범 자치구인 강남·관악·영등포구에선 결제 금액의 10%를 추가로 돌려준다.
최근까지만 해도 땡겨요는 계속된 적자로 지주 안팎의 비판을 받았다. 구체적인 실적이 공개된 적은 없지만, 낮은 시장 점유율(3%)을 고려할 때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수수료 수익이 미미한 데다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 비용을 쓰고 있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 신한금융이 땡겨요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로는 진옥동 회장의 관심이 가장 먼저 언급된다. 진 회장이 은행장 시절 기획부터 출시까지 손수 챙긴 서비스로, 출시 후 한동안 당시 진 행장이 '땡겨요' 로고가 붙은 겉옷을 실내에서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청년들의 해외 취업을 지원하는 '글로벌 영 챌린져' 프로그램이나, '카페스윗쏠' 명동점 등 투입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는 사회공험 프로그램은 과감히 정리해왔다. 땡겨요 앱의 경우 입점 업체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운영 비용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땡겨요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은행장시절부터 직접 챙겼던 프로젝트"라며 "사회공헌에 지나친 투자라는 비판에도 사업이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지금까진 땡겨요의 입지가 애매했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엔 정부의 '상생' 정책과 궤도를 맞춰갈 수 있는 핵심 요소라고 평가하는 목소리가 많아졌다. 규제산업으로 정책의 영향이 지대한 금융업 특성상 정부와 발맞춰가는 모양새가 나쁘지 않은데, 신한금융의 경우 '금융 지원' 외에 다른 방향에서 정부 정책을 보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땡겨요를 활용할 수 있는 까닭이다.
물론 '왜 금융회사가 배달사업을 영위하며 적자를 감수해야 하나'는 비판을 완전히 잠재우긴 힘들 거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지역화폐로 결제하면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땡겨요 앱 특성상, 지역화폐를 통한 소비 진작 정책이 시행되면 적자 폭이 오히려 커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땡겨요 하나만으로 판단하긴 이르지만 신한금융이 정책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타 지주에선 사회공헌 사업 방향성을 이와 비슷하게 잡아야 하나 고민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 관계자는 "땡겨요 연간 운영비용이나 적자 규모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정부 정책에 발맞춰 사회공헌 앱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