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속 사업조정 속도 붙으며 순위 경쟁 치열
대기업 고충 덜어준 삼정·삼일·UBS 나란히 선두권
삼일, 김앤장 각각 회계실사법률자문 부문 1위 탈환
상반기 인수금융 차환 중심…하반기 신규 거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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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인수합병(M&A) 자문시장 순위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탄핵과 조기 대통령선거, 글로벌 관세전쟁까지 큼지막한 이벤트를 연거푸 겪으며 대형 M&A보다는 시급한 구조조정 성격의 일감이 우후죽순 부상한 덕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말 미뤄둔 거래들이 본격화하고 있다. 하반기 M&A 시장 회복세가 기대되는 가운데 연말까지 순위 변동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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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자문 1위는 삼정KPMG가 차지했다. 비핵심 사업 정리에 들어간 LG화학의 수처리 필터 사업 매각과 교보생명보험의 SBI저축은행 인수를 단독으로 자문했다. 2분기 중 회생절차에 들어간 신세계개발의 양산 에덴벨리CC와 애경그룹의 중부CC 매각도 성사시켰다. 애경산업 매각도 맡고 있다.
삼일PwC는 2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조 단위 거래를 성사시키진 못했으나 2분기 가장 많은 거래에 참여하며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SK에코플랜트 환경사업 자회사 매각 등 SK그룹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리밸런싱(사업 조정) 거래를 돕고 있는 만큼 하반기 꾸준한 성과가 기대된다. 크린토피아 매각에도 관여하고 있다.
3위는 UBS다. 1분기보다 한 계단 아래로 내려왔지만 외국계 투자은행(IB) 중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IMM크레딧솔루션의 SK엔무브 지분 30%를 SK이노베이션으로 매각하는 일을 자문했다. JKL파트너스의 크린토피아 매각, 롯데시네마-메가박스 투자유치 등 굵직한 거래를 다수 이끌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위로 집계됐다. 글랜우드PE의 LG화학 수처리 필터 사업 인수와 VIG파트너스의 프리드라이프 매각에 참여했다. 작년 LG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매각에 이어 올해 2분기 중 LG화학의 교환사채(EB) 발행도 주관하는 등 LG그룹 거래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5위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M&A 시장에 복귀한 삼성전자의 독일 플랙트그룹 인수전에 참여하며 실속을 챙겼다. 딜로이트안진은 웅진그룹의 프리드라이프 인수, 더 시에나그룹의 중부CC 인수전을 도우며 6위를 기록했다.
모건스탠리는 집계 막판 크래프톤으로의 ADK그룹 매각을 성사시키며 7위에 올랐다. 일본 반도체기판 제조사 FICT M&A에서는 인수자 MBK파트너스를 대리했다. 상대편 매각 측을 공동 자문한 BDA파트너스와 다이와증권은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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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실사 부문에선 삼일PwC가 선두에 올랐다. PE들의 포트폴리오 회수, 메자닌 투자부터 삼성전자의 플랙트그룹 인수,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인수 등 조 단위 거래까지 두루 참여했다. SK실트론 매각도 돕고 있다.
1분기 선두로 출발했던 삼정KPMG는 2위로 밀려났다. 플랙트그룹 M&A에선 매각 측을 대리했다. 1분기 엠캐피탈 매각에 이어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인수, 한화생명의 캐롯손해보험 지분 인수 등 금융사 거래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딜로이트안진은 LG전자의 베어로보틱스 지분 추가 인수를 시작으로 웅진그룹의 프리드라이프, 글랜우드PE의 LG화학 수처리 필터 사업 등 인수자 측 실사에 주로 참여했다.
4위 EY한영은 칼립스캐피탈의 서린컴퍼니 매각 외 큰 거래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1000억 안팎 중소형 거래를 꾸준히 맡는 모습이다. 5위 회계법인 숲은 삼일PwC와 함께 롯데글로벌로지스의 FI 지분 매각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지분 정리 작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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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자문 시장에선 김앤장이 1위로 복귀했다. LG화학 수처리 필터 사업과 SK일렉링크 등 대기업 사업 조정 거래부터 SK엔무브와 교보생명의 FI 지분 정리 작업까지 주목도 높은 거래를 많이 맡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나 직방, HD현대마린솔루션 등 메자닌 조달도 다수 자문했다.
세종은 자문 건수로 김앤장과 동률을 이뤘는데 거래 규모 차이로 2위에 올랐다. 교보생명 FI들의 지분 정리 전반에 참여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제조업 외 금융, 콘텐츠 사업 등 전방위로 진행되는 구조조정 작업도 돕고 있다.
광장은 3위를 기록했다. LG화학의 수처리 필터 사업 매각을 시작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GM 3기 합작법인(JV) 지분 정리 등 LG그룹 거래를 꾸준히 맡고 있다. 최근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법인의 지분 매각을 성사시키며 다방면으로 실적을 쌓았다.
선두로 시작했던 율촌은 4위로 내려왔다. 한화오션의 호주 방산업체 오스탈 지분 인수를 도왔고 실리콘투, 리벨리온, 금양 등 PEF들의 메자닌 투자 거래도 자문했다. 5위 태평양은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매각을 자문했다. 하반기 SK실트론 매각 자문 실적도 예상된다.
6위 화우는 2분기 중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인수를 도왔다. 7위는 뷰티 산업 M&A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린이 차지했다. 8위 LAB파트너스는 교보생명의 FI 분쟁 정리 작업에서 활약했다. 지평은 HSG성동조선의 교환사채(CB) 발행 자문을 도우며 9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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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금융 시장은 상반기 내내 리파이낸싱(차환)과 리캡(자본 재구조화) 거래가 이어진 모습이다. 전체 모집주선 금액 중 리파이낸싱 거래 비중이 1분기 56%에서 2분기 77%로 늘었다. 대규모 리파이낸싱, 리캡 거래를 따낸 주선사들의 순위 변동이 두드러졌다.
KB국민은행은 EQT파트너스의 SK쉴더스 리캡을 주도하면서 1위로 올라섰다. 한앤컴퍼니의 쌍용 C&E, 어피너티의 서브원, 블랙록의 에어퍼스트 등 굵직한 리파이낸싱 거래에 참여했다. SK쉴더스(2조원) 포함 2분기 중에만 3조원 이상 주선 실적을 쌓았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며 2위로 내려왔다. 연초부터 한앤컴퍼니의 신규 인수금융부터 리파이낸싱 거래에 빠짐없이 참여한 덕에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2분기 주요 리파이낸싱 거래를 주선하면서 순위를 7위에서 3위로 끌어올렸다.
하나은행은 TPG의 삼화 리파이낸싱에 참여하며 4위를 차지했다. 5위 KB증권은 2분기 SK쉴더스 리캡에서 1조원 규모 실적을 챙기며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 다음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쌍용C&E 리파이낸싱과 제이제이툴스 인수금융을, 우리은행은 한화그룹의 아워홈 인수와 웅진그룹의 프리드라이프 인수전에 각각 참여하면서 상반기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