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등 주요 5개사 순익 1.35조…컨센서스 상회 가능성
NH證 등 '1조 클럽' 복귀할듯…"선반영 기대감 과열" 신중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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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주가 강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코스피 3000' 회복 등 증시 반등 흐름에서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와 트레이딩 실적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주요 대형사를 중심으로 실적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종가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전일 대비 3.99% 오른 2만3450원을, 삼성증권은 1.85% 상승한 7만7200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23만6500원으로, 지난 1월 2일 주가(11만2400원) 대비 반년 만에 2배 이상 상승했다. 이외에도 국내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이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활황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와 정부의 금융시장에 우호적인 정책 기조가 증권사 실적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5개사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을 1조35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FN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 대비 약 16% 높은 수치다.
같은 보고서에서 이들 5개사의 2분기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조2856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주식 거래 관련 수수료는 전년 대비 59.7% 증가할 것으로 추정돼, 국내외 리테일 거래 증가가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개선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증시 유동성 회복이 자리 잡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 추정치는 약 23조5000억원으로, 1분기(18조9000억원) 대비 약 24% 증가했다. 거래대금 증가는 리테일 기반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와 직결되는 만큼, 증권사 전반의 수수료 수익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이어지면서 트레이딩(자기매매) 부문 손익도 개선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을 계기로 국내 주요 증권사의 '1조 클럽' 소속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조 클럽은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증권사를 뜻한다.
지난해에는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메리츠증권 등 5개사가 이에 해당됐다. 2분기 실적 추세를 감안할 때, 올해는 NH투자증권을 포함해 6개사 이상이 1조 클럽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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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확대와 기업금융 부문 강화에 힘입어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KB증권은 NH투자증권의 올해 영업이익을 1조1720억원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전년(9010억원) 대비 약 30% 증가한 수준이다. 간편 투자 플랫폼 고도화, 투자자 세미나 확대 등을 통해 리테일 고객 기반 확대에 나선 가운데,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여부는 자금조달 구조와 자기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하반기 실적 및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정부의 정책 기조 역시 증권사 실적 전망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인 상법 개정과, 연내 사업자 지정이 예정된 종합투자계좌 제도 구체화는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금융자산 운용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확대하는 조치다.
이에 따라 자산관리 및 기업금융 수요 증가가 기대되며, 증권사의 수익구조 다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실적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향후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해선 신중론도 나온다. 주요 5개사(삼성·미래에셋·NH·한투·키움)의 2분기 합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4%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최근 증권주 주가 상승은 실적 개선 속도에 비해 다소 앞서 나가고 있다고 보고 있어 향후 발표되는 증권사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주가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실적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브로커리지와 기업금융 모두 자본력과 인프라를 갖춘 대형사 중심의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과거 부동산 PF를 통해 반짝 수익을 냈던 중소형사들은 규제 강화 이후 대체 수익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위탁매매가 중심인 현재의 구조에서 증시 활황은 전반적인 증권업 실적 개선에 유리하지만, 자기자본 규모와 트랙레코드 측면에서 중소형사는 상대적 한계를 가진다"며 "결국 M&A 자문 등 전문화를 추구하거나 자본을 키우는 대형화 전략 없이는 중소형사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