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재매각 재추진…가교보험사 설립과 병행 추진
입력 2025.07.01 11:44
    노조 반발에 금융당국 한발 물러서…이르면 오늘 중 절충안 발표
    다섯 차례 매각 실패 전력…시장 여건 감안하면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
    • 예금보험공사가 MG손해보험의 재매각 절차를 다시 추진한다. 금융당국이 지난 5월 발표한 보험계약 이전 중심의 구조조정 방안 대신, MG손해보험 노동조합(노조)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매각 시도를 병행하는 절충안에 합의한 것이다.

      1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와 MG손해보험 노조는 가교보험사를 설립하되, 우선 재매각을 추진하는 협의안을 마련하고 이날 중 공식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무산될 경우 기존 계획대로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대 손해보험사에 보험계약을 분산 이전하는 방안이 시행된다. 가교보험사는 부실 보험사를 한시적으로 인수·운영하는 방식으로, 기존 계약을 이전한 뒤 청산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번 협의는 MG손해보험 노조 측의 강경한 반발에 따른 결과다. 노조는 신규 영업 정지와 가교보험사 설립 방안이 사실상 청산 수순이라며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인력 감축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실제로 노조는 전 직원 단식농성을 예고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고, 이후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중재로 잠정 합의가 도출됐다. 합의에는 고용 안정성 확보와 기업 가치 재산정을 위한 실사 재추진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실사 방식에도 기존과 다른 접근을 요구했다. 회계법인을 공개 입찰 방식으로 선정하고, 약 6주간 금융당국 및 예금보험공사와 함께 자산·부채 전산 실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금융당국 주도의 폐쇄적 실사가 MG손보의 재무 상태를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평가했다는 노조 측 주장에 따른 것으로, 정상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조치다.

      다만 실제 매각이 성사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MG손보는 201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후 다섯 차례 이상 매각을 시도했으나 적정 인수자를 찾지 못했고, 결국 지난 5월 금융당국은 영업 정지 및 계약 이전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방안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후 시스템 이전 및 법적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계약을 이관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노조의 반발과 정치권의 중재로 계획이 변경된 것이다. 시장 여건이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매각 추진 역시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30일 "최종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내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날 MG손해보험 노조와의 합의 내용을 토대로 공동 입장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