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리서치, 인적분할 계획 철회…지주사 체제 전환 무산
입력 2025.07.08 11:46
    주주 반발 거세지자 인적분할 계획 철회
    "기존 구조에서 투자 및 인수 기능 강화"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스킨부스터 '리쥬란'으로 사세를 확장 중인 파마리서치가 인적분할 추진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달 13일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한지 한달만이다. 파마리서치가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이유가 승계를 위해서라는 의혹이 불거지며 몇몇 주주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파마리서치가 이번 인적분할로 최근 국회를 통과한 상법개정안의 표적이 될 것이란 우려도 철회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파마리서치는 8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인적분할 추진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파마리서치는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우려,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소통의 충분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라며 "이를 신중히 받아들여 이사회 논의 끝에 인적분할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주주들께 혼란과 우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주주들의 신뢰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의 근간"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파마리서치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파마리서치는 지난달 13일 인적분할을 통해 존속법인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신규 사업 투자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리쥬란을 비롯한 핵심사업은 신설법인인 사업회사로 넘겨 기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주회사에 분할 비율이 몰렸다는 점, 사업회사의 지분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할 것이라는 점과 관련해 주주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파마리서치는 인적분할이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인적분할 구조와 형태가 사실상 최대주주의 지분을 확대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파마리서치가 최대주주 지분율을 높여 승계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했다. 파마리서치의 지분 1% 이상을 보유한 머스트자산운용은 인적분할을 저지하기 위해 파마리서치는 물론 파마리서치에 투자한 CVC캐피탈 측 이사들에게도 책임을 물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파마리서치는 인적분할 없이 기존 조직 구조 안에서 기업 투자와 인수합병(M&A) 기능을 강화해 나갈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선 리쥬란을 중심으로 기존 사업도 지속해서 확장한다.

      손지훈 파마리서치 대표는 "기존 조직의 실행력을 강화하고 유망 분야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성장 기반을 확장해 나가겠다"며 "전자투표제를 확대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주주가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적분할 철회 소식에 파마리서치 주가는 이날 8% 넘게 급등 중이다. 개장 후 2% 안팎의 강세를 유지하던 주가는 해당 소식이 전해진 후 한때 11.22 % 오른 57만50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