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알짜 사업장 위주로 1위 경쟁 예고
6·27 부동산 대출 규제에 이주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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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도 대형 건설사의 주요 먹거리로는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꼽힌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 치열한 수주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돋보인다. 상반기 동안 수주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 정비사업에서 누적 5조7195억원을 수주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주 기록이며, 올해 연간 목표치인 5조원도 넘어선 규모다.
삼성물산은 올해 예정된 서울 알짜 사업장 수주를 통해 정비사업 1위 자리를 굳힐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해 '사업비 전체 한도 없는 최저금리 책임 조달', '분담금 상환 최대 4년 유예' 등 조건을 내걸었다. 총사업비는 약 6800억원으로 대우건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은 포기했지만 압구정3·4구역 재건축(사업비 각 7조원, 2조원 규모) 입찰 경쟁에 뛰어들 거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같은 기간 총 5조5357억원을 수주하며 삼성물산을 바짝 쫓았다. 상반기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등 굵직한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현대건설 또한 하반기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비 약 2조4000억원)과 성수1구역 재개발(사업비 약 2조원) 등 대어급 사업지를 확보해 7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 기록을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1구역 재개발의 경우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도 조합에 입찰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이외에도 포스코이앤씨는 5조302억원의 수주고를 올려 3위를 기록했다. 지난 6월 7553억원 규모의 서울 서초구 방배15구역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다. 하반기에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4차, 서울 송파구 송파한양2차에 입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건설사들의 재개발·재건축 수주 경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S증권은 "현재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주택 부문 수주잔고는 70% 이상이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있다"며 "신규 택지가 없어도 향후 2~3년 이상 분양 매출이 가시화할 수 있는 구조며, 시장 회복 전환기에는 빠르게 분양 공급을 대응할 수 있는 레버리지가 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형 건설사들은 정부가 지난 6월 27일 발표한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이주비 대출 한도가 6억원 이하로 제한되고 2주택자는 이주비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다. 조합원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강남 3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한강벨트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이주비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 ▲실거주자의 경우 이주비를 인근 지역의 전세에 보태기 부족할 수 있으며 ▲전세 세입자를 들인 조합원의 경우 전세금을 돌려주고 나면 이주할 비용 마련이 어려울 수 있다"며 "아직 조합원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미루자고 하는 사례는 없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