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 쪼개 파는 SK넥실리스…‘통매각’ 현실화 여부는?
입력 2025.07.14 07:00
    SK넥실리스 작년부터 사업부 매각 진행
    회사는 통매각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IB들 물밑에서 인수 후보 찾기 나서고 있어
    다만 아직까지 마땅한 인수자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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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SK넥실리스가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부 사업부를 분할·매각하고 있다. 이는 일시적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핵심 사업의 적자 구조가 여전한 상황에서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사업 재편) 흐름 속에서 SK넥실리스 통매각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SK넥실리스는 지난 2023년 10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2024년에는 3879억원까지 적자 폭이 확대됐다. 주력 제품인 동박 수요가 둔화되고, 전방 전기차 시장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특히 말레이시아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기도 전에 주요 고객사인 국내 배터리 3사의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설비투자가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SK넥실리스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비핵심 사업 및 해외 자산을 매각하며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일각에서는 이를 ‘부분매각을 통한 사업 정리’로 해석하며, 이후 통매각을 위한 사전 단계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SKC 내부적으로는 공식화된 매각 검토는 없지만, 시장에선 중장기 사업 포기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통매각 검토가 물밑에서 계속되고 있다”며, “특히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에 따라 핵심이 아닌 사업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논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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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넥실리스의 모회사인 SKC는 그룹 내 미래 신사업 포지셔닝을 위해 다양한 재무적 선택지를 검토 중이다. SKC 측은 “SK넥실리스는 중장기 계약 및 영업확대를 이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공식적으로 매각 관련 진행 중인 사안은 없으며 SKC는 지주사로서 주력사업인 동박 사업의 펀더멘털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캐즘 이후 상황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고강도 자금 수요가 그룹 전체적으로 겹친 상황에서 적자 사업을 장기 보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SKC의 매각의지는 차치하더라도 인수자가 나타날지다. PEF(사모펀드)들의 접근 가능성은 낮고, SI(전략적 투자자) 역시 수익성·업황 부담으로 신중한 분위기다.

      한 국내 중견 대기업 관계자는 “동박 사업은 장기설비투자와 고정비 구조 때문에 실적 반등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며 “지금 같은 업황에서는 미래 성장성을 낙관해야 하는 투자여서, 당장 공격적으로 나서긴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SK IET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SK그룹은 지난해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SK IET 매각을 추진했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없었다. 이 때문에 주가수익스와프(PRS)를 통해서 3000억원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SK IET와 마찬가지로 SK넥실리스도 PEF 입장에선 구조조정형 딜도 어려운 구조고, SI 입장에서도 캐즘 이후 전방 수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금 집행은 쉽지 않다”면서 “통매각은 매도자 의지보다는 ‘인수자가 실제 등장할 수 있는가’가 성사의 가장 큰 변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