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시장 성장에 글로벌 PE 관심
딜 성사되고 중국 투자 도화선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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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KKR이 오랜만에 중국에서 바이아웃(Buyout) 거래를 추진하며 거래 성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중심의 글로벌 펀드들이 한동안 중국 본토에서 바이아웃 거래를 꺼려왔던 가운데, 이번 거래가 중국 M&A 시장 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오르고 있다.
13일 투자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중국의 탄산음료 제조업체 다야오(大瑤)의 지분 85%를 인수하는 거래의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진다. 다야오의 창립 팀은 소수 지분을 계속 보유하며, KKR이 지배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거래는 아직 중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남겨두고 있어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다.
가장 최근 KKR이 중국 내에서 진행한 바이아웃 거래는 2019년 NVC 조명 중국사업부 인수다. KKR은 중국 조명 시장을 전략적 소비재·산업재 밸류체인 확장의 기회로 보고 해당 사업부를 인수했으며, 건설·전력·부동산 등 기존 포트폴리오와의 시너지를 노린 볼트온(bolt-on) 투자로 평가된다.
한 글로벌 PEF업계 관계자는 “KKR이 중국에서 조직 축소를 해왔지만 여전히 다수의 직원들이 있고, 딜을 해야하는 니즈(필요)가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당국 허가가 필요하므로 민감하지 않은 선에서 거래를 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KKR은 2024년 4분기 기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총 580명 이상의 인력을 두고 있다. 투자부문에서 국가별로는 중국 본토 56명, 한국 31명, 일본 56명이 근무하며, 일본에는 추가로 부동산 부문(KJRM) 전문 인력 155명이 상주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도 49명, 동남아 86명, 호주·뉴질랜드 51명, 홍콩 및 범용 투자(Generalists) 부문에 98명이 배치돼 있다.
KKR은 최근 스타벅스 중국 사업 지분 인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는 최대 70% 지분 매각을 추진하되 최소 30%는 유지할 방침이며, 거래는 다수 투자자가 지분을 나눠 보유하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잠재 거래 규모는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7천억원)로 예상된다. 외신에 따르면 약 30곳의 사모펀드 및 전략적 투자자가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KKR 외에도 센트리움캐피털(루이싱커피 최대주주), 힐하우스캐피털, 칼라일그룹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KKR이 다야오 인수에 성공하면, 미국 중심의 글로벌 사모펀드가 중국 기업 인수를 재개한다는 의미에서 중국 M&A 시장이 다시 열리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글로벌을 비롯해 아시아 활동하는 PEF들이 주목하고 있다.
앞서 글로벌 컨설팅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시장 전망 보고서(China M&A 2024 Review and 2025 Outlook)에서 2025년 중국 M&A 거래액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인프라 구조조정과 국유기업 개혁, PE들의 출구 거래가 주요 동력으로 작용해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과거 경기 둔화로 주춤했던 대형 거래도 국유자산 재편과 민영화 흐름에 힘입어 점차 재개될 가능성이 언급됐다.
특히 KKR이 다야오 인수에 나선 것은 특히 수출 역량을 갖춘 고성장 지역 브랜드를 중심으로 아시아 소비재 시장에 대한 글로벌 사모펀드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다야오는 탄산음료, 주스, 단백질 음료 등을 생산하는 중국 내 전국 브랜드로, 러시아와 동남아시아 등으로도 수출하고 있다. 다야오는 1983년 내몽골에서 출발해 2006년 '다야오'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현재 대리상 네트워크는 1000곳을 넘었고, 판매점은 100만 곳을 돌파해 중국 31개 성급 행정구역 전역을 커버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식당 등 외식 채널에서 발생시키고 있다. 2022년에는 북서부 한 도시에서 코카콜라를 제치고 전 채널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야오는 올해 말 최대 5억 달러(약 6900억원) 조달을 위한 홍콩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었으나, M&A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홍콩 IPO 시장도 활기가 오르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글로벌 PEF들이 한동안 중국 시장 접근이 제한됐기 때문에 분위기 전환이 나타날 지 지켜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