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IB' 선언 원년 초대형 거래 성과
-
이미지 크게보기
- (그래픽=윤수민 기자)
SK이노베이션의 LNG 사업 밸류체인 유동화 우선협상대상자에 메리츠금융그룹이 선정됐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메리츠금융을 LNG 사업 유동화 거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관련 내용을 당사자에 통보했다. 입찰은 지난 10일 치러졌고 메리츠금융과 KKR이 참여한 바 있다. 그룹 사업조정 일정을 감안해 선정 절차를 앞당겼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부터 유동성 확보의 일환으로 LNG 사업 유동화 방안을 검토했다. 화학과 이차전지 사업을 정상화를 위한 유동성을 조달하면서도 재무구조가 악화하지 않는 안을 고민해 왔다.
먼저 앞서 나간 곳은 KKR과 브룩필드자산운용이다. 이들은 1년여간 자산 실사를 거쳐 이번 거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모두 발전사와 가스전, 해외 트레이딩 등 LNG 밸류체인 전반을 묶어 유동화하는 안을 회사에 제시했다.
메리츠금융은 수개월 전에야 독자적인 투자 구조를 짜서 SK이노베이션을 찾았다. 우선주를 활용한다는 점에선 글로벌 투자사들과 비슷했지만 투자 대상이나 상환 조건에서 차이가 났다. 주가수익스왑(PRS)을 활용해 SK온에 투자하는 안도 고려했다.
제안을 받은 SK이노베이션은 메리츠금융을 유효한 경쟁자로 판단했다. 메리츠금융은 당초 입찰과 별개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입찰 절차에 참여시켰다. 점차 메리츠금융으로 승기가 기운다는 평가가 많아졌다.
메리츠금융은 이번 거래에서 SK이노베이션 측에 6%대 금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8%대 금리를 바란 글로벌 투자사에 비해 우호적인 조건을 내며 회사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통 IB 원년'을 선포한 해에 초대형 대기업 관련 거래를 성사시키며 성과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거래를 통해 조단위 유동성을 확보하며 위기론을 불식시키게 됐다. 조달 자금으로 자회사 SK온의 재무적투자자(FI) 자금을 상환하고, 이후 SK온-SK엔무브 합병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